홈런 볼 2개 잡은 다저스 팬, 운동장으로 던진 타티스 홈런 볼은 가짜
OSEN 이사부 기자
발행 2021.04.27 12: 01

[OSEN=LA, 이사부 통신원] 26일(한국시간) 4시간59분에 걸쳐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이번 시즌 7번째 대결. 샌디에이고가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8-7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이날 승부 못지 않게 화제가 됐던 미국의 한 고등학교 야구선수가 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패사디나의 한 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하는 더그 파일은 이날 처음 다저스의 외야 홈런석에 앉았다. 수년간 다저스타디움을 다닌 그와 그의 가족은 파울볼을 잡기 위해 주로 3루쪽 외야에 자리잡았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가 무려 500달러를 들여 홈런볼을 쉽게 잡을 수 있는 다저스의 새로운 홈런석 티켓 2장을 구매했고, 그는 저스틴 터너 저지를 입고 글러브를 가진 채 경기장을 찾았다.
그리고는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 볼과 다저스 크리스 테일러의 홈런 볼을 모두 잡아 화제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경기는 ESPN의 선데이 나잇 베이스볼이어서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그가 홈런 볼 2개를 잡는 모습과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 볼을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던지는 장면은 ESPN을 통해 생중계된 것은 물론이고, 무려 3700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ESPN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서도 공개됐다.

[사진] 26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경기 중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 볼을 잡은 뒤 그라운드 안으로 던지며 좋아하고 있는 더그 파일. 하지만 이 홈런 볼은 가짜였다.<ESPN 트위터 영상 캡처>

이후 그의 휴대폰은 쏟아지는 문자와 전화로 불이 났다. 특히 투수와 외야수를 맡고 있는 그는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 볼을 던질 때 공을 내야까지 보냈는데 이를 두고 다저스의 투수인 브록 스튜어트는 "던지는 폼이 인상적"이라고 답글을 달았고, 로스 스트리플링으로부터는 칭찬 문자를 받았다. 이날 경기를 해설했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방송 중 그가 워커 뷸러와 닯았다고까지 했다.
경기 다음 날 그는 학교에서 초특급 스타가 돼 있었다. LA 타임즈 기자가 찾아갔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파일은 LA 타임즈 기자에게 자신이 어제 잡은 타티스 주니어와 테일러의 홈런 볼 2개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원정 팀이었던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 볼을 거부한 것처럼 안으로 던져 관중들의 큰 호응을 받긴 했지만 그것은 진짜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경기 전 선수들의 프리 배팅 때부터 잡은 볼을 가지고 있다가 정확한 타이밍에 그 공을 안으로 던지고 진짜 홈런 공을 주머니 속에 꼭 챙겨넣었다. /lsb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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