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크로스로 돌아온 임창우 "쉬면서 봤던 K리그, 응원 받으니 소름 돋아" [오!쎈 인터뷰]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1.04.27 14: 07

강원FC의 임창우가 칼날 같은 크로스로 자신이 K리그 복귀를 알렸다. 소속팀 없이 긴 시간을 보냈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강원FC와 전북 현대는 지난 24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2라운드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강원 고무열의 선제골과 전북 쿠니모토의 동점골이 나왔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움직임을 보인 선수는 임창우였다. 전반 45분 고무열의 골을 도우며 5년 만에 K리그 복귀를 알리는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해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칼날 같은 크로스로 리그 최강팀을 상대로 빛나는 활약을 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병수 강원 감독은 “임창우가 초반엔 지친 것 같았는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나는 것 같다. 좋은 공격력을 보여줬고, 활약이 굉장히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임창우는 OSEN과 통화에서 국내 복귀 후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소감을 전했다. 맹활약을 펼쳤지만 아직은 성에 차지 않은 듯 했다. “어시스트를 하긴 했지만 운이 좋았다. 몸상태가 아직 70~80%밖에 완성되지 않았다”라며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경기에서 체력,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창우는 국내팬들의 시선에서 한동안 벗어나 있었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으로 팬들의 눈에 들었고, 국가대표에도 승선했다. 하지만 2016년 알와흐다로 이적해 4년간 활약하는 동안 국내 팬들의 관심은 점차 식었다.
임창우는 지난해 알와흐다와 계약이 끝난 후 반년 동안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에 매진했다. 그런 상황에서 강원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마음이 앞선 탓일까. 임창우는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지난 14일 청주FC와 FA컵에 첫 경기를 소화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임창우는 “반년 정도 쉬었는데 믿고 영입해줘서 감사하다”라며 “그런데 동계 때 잘하려다 보니 조급했고, 무리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해서 마음이 무거웠다”라고 밝혔다. 공교롭게 임창우가 빠져있는 동안 강원의 수비가 무너졌다. 초반 3경기에서 10실점을 하며 임창우의 마음도 무거워졌다.
강원은 경기를 치를수록 수비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성적은 들쑥날쑥하지만 실점은 확실하게 줄었지만 선수들의 체력이 문제였다. 수비진, 특히 김수범 등 측면 자원들이 휴식 없이 많은 경기를 치렀다. 
임창우의 복귀는 강원과 김병수 감독에겐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FA컵에 이어 광주FC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임창우는 두 번째 리그 출전인 전북전에 날아올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몸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경기 감각이나 체력 문제를 예상했다. 조금 더 보완하면서 차차 좋아져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임창우가 빠르게 김병수 감독의 축구에 녹아들었다는 것이다. 측면, 특히 윙백의 역할이 강조되는 병수볼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임창우는 “김병수 감독님의 축구에서 측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비시에는 수비수로, 공격시에는 윙포워드로 역할을 해야한다"라며 "훈련과 미팅 때 측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중앙에서 공이 돌아도 결국 측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라고 말했다. 
고무열의 득점 역시 임창우의 정석적인 윙플레이에서 나왔다. 황문기가 공을 잡고 왼쪽 측면에서 전진했고, 터치라인 쪽에 있던 김대원에게 패스했다. 전북의 시선은 모두 왼쪽으로 향했다. 반대편 측면에 있던 임창우는 오른쪽에 생긴 빈공간을 파고들었고, 김대원의 패스를 받아 예리한 크로스까지 올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임창우./ soul1014@osen.co.kr
임창우는 “훈련 때도 항상 사이드에 벌려서 있으란 지시가 나온다. 수비를 한쪽으로 몰면 반대편에서 찬스가 나온다. 훈련한 것이 실전에서 나오면 희열이 있다”라고 전했다. 
임창우의 활약이 계속되면 축구대표팀에도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전북전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측면 수비 포지션에 고민을 안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 눈에 들 수 있다. 임창우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면서 A매치까지 데뷔했지만 벤투호에서는 기회를 받지 못했다. 
임창우는 대표팀 발탁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아직 복귀한 지도 얼마 안 됐다. 일단 팀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좋은 활약을 하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1주일의 휴식 이후 강원은 또 다시 강행군에 돌입해야 한다. 5월에만 리그 7경기, FA컵 1경기 등 8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임창우는 “우리는 절대 쉬운 팀이 아니다. 상대가 우리를 쉽게 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라며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겠지만 프로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울산 시절 임창우.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임창우의 시선은 5월 12일 홈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 맞대결로 향한다. 프로 데뷔팀이자 해외 진출 직전까지 뛴 친정팀이다. 임창우는 “1라운드 울산 원정을 기대했는데 부상으로 출전 못했다. 큰 점수차로 패배를 했다. 친정이라 큰 부담을 느끼기보다 이기겠다는 마음이 크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그때보다는 우리가 조금 더 단단한 팀이 됐다. 이제 우리를 쉽게 보지 않게 강하게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임창우는 “강원 같이 색깔 있는 팀이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팀적으로 강원의 색깔은 뚜렷하다”라면서도 “프로는 성적이 중요하니까 그것이 성적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 나도 매경기 묻어간다기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임창우는 강원의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경기장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응원을 해주시니 소름이 돋았다”라며 "쉬면서 K리그를 많이 봤는데 빨리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안 아프고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거창한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그저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창우는 “파이널A를 넘어서 ACL에 도전하겠다. 지금은 순위가 낮지만 웃으며 원하는 바를 이뤘으면 좋겠다”라며 팬들을 위한 각오를 밝혔다.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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