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가운데 전 남편이자 유책 배우자였던 조영남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문제는 역시 그의 입이었다. 26일(한국 시각) 윤여정이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자 조영남은 몇몇 매체 인터뷰에서 “기쁜 소식이고 축하할 일이다. 바람 피우는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멋진 한 방, 복수 아니겠나”라고 소감을 말했다.
1970년대 영화계를 사로잡으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던 윤여정은 1974년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으로 넘어갔다. 자연스럽게 연예계 생활과 멀어진 채 두 아들을 낳아 키웠는데 13년간 결혼 생활을 정리하며 둘은 이혼했다. 결국 윤여정은 두 아들을 홀로 먹여 살리려고 배우로 재기했고 주인공이 아닌 어떤 역할과 작품도 묵묵히 해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윤여정은 ‘미나리’ 제작자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트로피를 받은 뒤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 고맙다. 저를 일하게 만들었다.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고 재치 넘치는 소감을 남겼다. 그가 50년 넘게 연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가족인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 가족에 조영남은 없을 듯하다. 스스로 밝힌 대로 조영남은 자신의 외도로 윤여정과 이룬 가정을 깼다. 지난 2010년 11월에 방송된 한 예능에서 조영남은 윤여정에 관해 “여태껏 만난 여자 중 최고로 멋진 여자"라며 "말 한 마디면 내 생명이 끝날 수도 있었다. 내 모든 것을 덮어줬다. 훌륭한 여자랑 13년을 살았구나란 생각이 든다”고 말할 정도.
입에 담기조차 미안한 이름이라고 했지만 꾸준히 방송에서 윤여정을 언급했던 조영남이다. 급기야 이번 오스카 수상 소식에도 말을 보태자 누리꾼들이 그에게 단단히 화가 났다. 그 중엔 밴드 언니네 이발관의 멤버 이석원도 있었다.
이석원은 26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낄 땐 끼고 빠질 땐 빠질 줄 아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나마 했다는 말도 기가 막힌 게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이 자기처럼 바람핀 사람에게 최고의 한방이라니. 이 사람의 이 태평양보다도 큰 자아를 어쩌면 좋을까”라는 글로 조영남을 저격했다.
특히 그는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수십 년 전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하게 가정을 버린 남자에 대한 한방의 의미는 없다”며 “복수란 상대가 내 안에서 여전히 의미라는 게 손톱 만큼이나마 있을 때의 얘기다. 그런데 지금 윤여정에게 조영남이란 한여름에 무심코 손으로 눌러 죽이는 못생기고 해로운 벌레 한마리보다 못한 존재일 것인데”라고 거침없이 표현했다.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그 자체로 고귀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조영남의 이야기처럼 바람 피운 남자들에게 날린 최고의 한방이 아니라 배우 윤여정의 업적이고 대한민국의 경사일 뿐이다. 이석원이 분노하는 포인트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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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이석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