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에서 ‘꿈의 무대’ 데뷔전을 치른 양현종(33)의 과거 메이저리거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도 족적을 남겼고 양현종의 커리어 초창기 시절 KIA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했던 故 호세 리마와의 인연이 화제로 떠올랐다.
양현종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4-7로 뒤진 3회초 2사 2,3루 상황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6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1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KBO리그 무대에서의 성공과 안정을 뒤로하고 도전을 택한 양현종의 감격의 데뷔전이다.
미국 ‘스포팅뉴스’는 지난 2017년, 양현종과 함께 한국에서 뛰었고 메이저리그에서 21승을 거두기도 했던 올스타 출신 투수 호세 리마와의 인연을 조명한 바 있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프런트로 활동하기도 했던 칼럼니스트 김성민 씨는 이날 양현종의 투구를 지켜본 뒤 자신의 SNS에 "이 얘기를 다시 얘기하기에 좋은 시기인 것 같다"며 당시 작성한 기사를 공유했다.
![[사진]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1/04/27/202104271543777870_6087b5d84bed8.jpeg)
매체는 “양현종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모자에 쓰인 문구를 본다. 골육종으로 운명을 달리한 친구 이두환,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난 한 여성 팬의 이니셜인 CCR, 뇌경색 투병 중인 김동재 전 KIA 수비코치의 이니셜, 그리고 ‘리마 타임’이 적혀져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2008년 양현종과 리마는 보기 드믄 우정을 맺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양현종이 떠올리는 유대감이다. 양현종은 당시 2년차 투수였고 리마는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경력을 갖고 있었다”면서 “양현종과 리마는 서로를 알아가면서 잘 어울렸다. 양현종의 성장통 속에서 리마는 항상 곁에 있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양현종은 당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리마는 굉장히 활동적이고 재밌고 야구를 즐기는 선수였다. 나와 같은 생각들을 공유했다. 결과와 관계없이 즐겁게 야구를 하는 것이다. 그에게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있었다”면서 “나는 당시 겨우 20살이었고 같은 나이대의 선수가 팀에 없었다. 단지 어린 아이였는데 리마는 나를 ‘아들’로 부르면서 잘 돌봐줬다”고 당시 인연을 설명했다.
리마가 한국 무대 첫 승을 거뒀을 때 양현종의 모자를 쓰고 던지기도 한 일화도 소개됐다. 하지만 리마는 14경기 3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4.89의 성적에 머물며 시즌 중반 퇴출 당했다. 양현종은 “리마 타임이 적힌 목걸이를 선물로 주려고 주문했는데 갑작스럽게 작별인사 없이 떠났다. 정말 허전하고 그 목걸이를 줄 수 없다는 사실이 힘들었다. 리마와 이후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둘은 재회하지 못했다. 리마가 2010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 리마가 세상을 떠난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날 양현종은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당시 양현종은 “리마가 가장 생각난다. 나를 많이 도와줬다”면서 리마를 추모하기도 했다.
매체는 “양현종은 리마를 포함해 모자 챙에 쓰여진 이들에게 나를 잘 돌봐달라고 기도를 한다. 양현종은 이제 리마가 자랑스러워 할 만한 투수로 성장했다”고 정리했다.
그리고 양현종은 이제 KBO리그를 넘어서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았다. 리마는 이런 '아들'을 지켜보며 더 뿌듯해하고 있지 않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