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선수가 또 있을까. 투타겸업으로 만화 같은 존재가 된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양 팀 감독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오타니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벌어진 2021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타자 선발투수로 나섰다.
전날까지 3경기 연속 홈런으로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 공동 1위(7개)에 등극한 오타니는 지난 1921년 뉴욕 양키스 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 만에 선발투수로 나선 홈런 1위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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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타에서 그야말로 만화 같았다. 1회초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제라드 월시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선취 득점을 올린 오타니는 1회말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볼넷 2개, 몸에 맞는 볼 1개에 홈런까지 맞아 1회 순식간에 4실점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2회부터 안정감을 찾아 5회까지 던졌다.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9탈삼진 4실점. 최고 99.3마일(160km), 평균 96.6마일(156km) 포심 패스트볼(46개)을 비롯해 스플리터(17개) 커터(5개) 슬라이더(4개) 커브(3개)를 섞어 던졌다. 지난 2018년 5월2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이후 107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3.29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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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로서 존재감도 빛났다. 2회초 우측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오타니는 6회초 양현종을 상대로 기습 번트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3루를 비운 텍사스 수비 시프트를 역이용해 재치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3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 1볼넷 활약. 시즌 타율을 3할로 끌어올리며 OPS도 1점대(1.016)를 유지했다.
경기 후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의 투구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패스트볼이 리듬을 타고 있고, 유리한 카운트에선 스플리터도 쓸 수 있다. 경기가 계속 될수록 물이 오른 모습이다"며 "번트 안타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오늘 오타니의 플레이를 보고 재미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야구를 보고 재미를 느낄 수 없다"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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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팀도 인정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오타니에게 2회부터 4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당했다. 타격까지 여러 가지 일을 해내는 것을 보면 믿을 수 없다. 놀랍다"며 "오타니는 정상급 공을 던진다. 스플리터가 스트라이크존 낮게 들어오면 치기 어렵다. 갈수록 구속이 오르면서 스플리터 제구도 좋아졌다. 패스트볼처럼 보이다 갑자기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