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도 IRS도 제로’ 홀드 1위 투수, ‘선출’ 아버지의 한마디, “거기 던지면 홈런볼이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4.28 05: 32

 LG 투수 김대유(30)는 올 시즌 놀라운 반전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프로 11년 동안 단 4시즌 추격조로 뛴 그는 LG 불펜의 든든한 믿을맨이 됐다. 
27일까지 10경기에 등판해 8홀드 평균자책점 0를 이어가고 있다. 홀드 부문 1위다. 9⅓이닝 동안 9탈삼진 1피안타 1볼넷 2사구 무실점으로 투구 내용은 더욱 위력적이다. 불펜 투수의 가치를 따지는 기출루 주자 득점 허용율(IRS)도 '0'다. 7명의 기출루 주자를 한 명도 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좌완 스페셜리스트로서 필승조 핵심 전력이 됐다. 짧은 시간에 급격히 달라진 자신의 처지에 김대유 스스로도 많이 놀라워하고 있다.
김대유는 27일 잠실구장에서 롯데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 자리에서 류지현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지난해와 달라진 점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경헌호 코치님, 김광삼 코치님들과 변화를 줬다. 좌타자쪽으로 더 크로스 하면서 던지는 훈련을 많이 했다. 놓치고 있던 부분을 코치님이 잡아줬다. 준비를 그렇게 계속해왔고, 결과가 좋아 그 부분이 현재까지 유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8회초 2사 만루에서 LG 김대유가 롯데 오윤석을 삼진 처리하며 포효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어 “안정감이 생기는 발 위치를 찾았다. 그러면서 제구력이 안정적으로 변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투구판의 1루쪽을 밟고서 던지는데 가장 최적의 투구 자세를 찾은 것이다. 
기술적인 것 보다는 심리적인 부분도 크다. LG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류지현 감독은 지난해 11월 사령탑 취임 후 선수들과 많은 소통을 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류 감독은 투구폼과 관련해 선수가 편하게 하도록 했다. 
김대유는 “정신적인 것이 큰 것 같다. 감독님의 그런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된다”며 “감독님이 편하게 하라고 밀어주셨고, 나도 자신이 있었다. 시범경기를 하면서 코치님이 할 수 있다고 해보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경헌호 코치님이 말하기를 ‘믿고 해라. 우리는 너희를 믿는다. 마운드에서 자신있게 해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대유는 “현재까지는 운이 너무 좋다. 야구가 이렇게 되면 안 되는 건데…. 안 맞고, 점수를 안 줄 수는 없는 스포츠다. 운이 좋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기억에 남는 말을 꺼냈다. 김대유는 “올해 첫 경기 KT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다. 경기 후에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거기 던지면 홈런 볼이다. 높았다’고 말씀하시더라. 운이 좋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대유는 3-2로 추격당한 8회 1사 1루에서 등판, 알몬테 상대로 커브를 던져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다. 프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김대유의 아버지는 프로야구 선수로 뛴 김종석씨다. 그는 1987~1993년 롯데에서 투수로 뛰었다. 96경기에서 6승 2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다. 김대유는 좌투좌타였던 아버지를 닮았다. 
커브는 김대유의 주무기다. 그는 “커브에 점점 자신감이 생긴다. (이전에 제구 잡기가 어려웠다) 내가 던지기 힘든 공이라서 타자들도 치기 힘들거라 생각한다. 결과가 좋게 나와서 자신있게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유는 “첫 번째 목표는 1군 진입이었다. 필승조까지는 생각도 안 했다. 어느 상황이든 상관없이 나가는 투수, 많이 던지고 싶었다”고 시즌을 앞뒀을 때 목표를 말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그는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 목표다. 시즌 끝까지 풀타임으로 뛰는 것. 최근 이렇게 많이 출장하는 것이 드물었다. 체력에 집중하고 관리를 잘 하려고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홀드 1위다. 그는 “순위표를 안 볼 수가 없더라. 여동생이 가족 단톡방에서 그런 이야기도 하고, 지인들이 한 마디씩 하면서 알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대유는 이날 롯데전에서 4-0으로 앞선 8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오른손 대타 김민수를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직구로 루킹 삼진, 우타자 오윤석을 풀카운트에서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포효했다. 실점 위기를 막아내는 완벽한 피칭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가장 중요한 순간 위기에서 김대유가 과감하고 멋진 투구로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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