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구단주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연이은 폭탄 발언이 야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7일 밤 음성 기간 소셜미디어(SNS) 클럽하우스에서 야구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한 뒤 비하인드 스토리를 클럽하우스에 풀어내는 등 SNS 활동에 적극적이다.
이날 정 부회장은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보기 위해 6년 만에 야구장을 찾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내가 롯데를 도발했기 때문에 동빈이형이 야구장에 왔다.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을 하니까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SSG 야구단을 창단한 뒤 같은 유통 업계인 롯데를 자극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롯데가 본업을 야구와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것이다. 마케팅에선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 롯데가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고 도발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롯데 측에서 불쾌함을 드러냈지만 정 부회장의 도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도 정 부회장은 신 회장을 겨냥해 "야구를 좋아했다면 지금까지 그렇게 안 올 수 없다. 내가 도발하니까 야구장에 온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도발하겠다.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럴 때 좋은 정책이 나온다"며 "롯데와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다. 라이벌 구도를 통해 야구판이 더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롯데만 저격하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에 대해선 비속어를 섞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수년 전 넥센 히어로즈 시절 야구단 인수를 시도했다고 밝힌 정 부회장은 "과거 넥센일 때 인수를 원했는데 그들이 나를 무시하며 안 팔았다"고 밝혔다.
이어 "(키움이) 우리에게 졌을 때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과는 친한 사이지만 키움은 발라버리고 싶다"고 강한 적개심을 표출했다. SSG는 지난 23~25일 키움과의 3연전을 2승1패로 장식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의 거침없는 폭탄 발언을 두고서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공존한다. 그동안 구단주들과 다르게 야구에 대한 애정과 자유로운 의사 표현으로 리그 분위기를 띄우는 '흥행 메이커' 구실을 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구단주 유형으로 야구판에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선 넘은 발언과 과도한 비아냥으로 리그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구단주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다른 팀들을 자극하거나 저격한 사례가 없었다. SSG의 성적이 떨어질 때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