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의 치명적 실수도 지어낸 괴력이었다.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KIA는 이틀 연속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11승10패로 5할 승률도 넘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이의리였다. 10개의 탈삼진을 뽑아냈고 2안타 1볼넷만 내주고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고졸 루키가 이렇게 잘 던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런데 이의리의 호투가 가려준 형들의 실수가 있었다. 주루에서 판단 실수와 느슨한 플레이로 주자 2명이 아웃되어 찬스를 날려버렸다. 집중력 부재로 빅이닝 기회를 스스로 지워버렸다.
1-0으로 앞선 2회 공격이었다. 1사후 류지혁이 볼넷을 골라냈다. 이우성의 타구를 한화 1루수 힐리가 뒤로 빠뜨려 1,3루 기회를 잡았다.
곧바로 박찬호의 총알타구가 1루수 쪽으로 날아갔고, 힐리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튕겼다. 순간 1루주자 이우성은 같이 공을 피하려 했는지 몸을 웅크리면서 타구의 방향을 놓쳤다. 그대로 잡힌 것으로 착각해 1루로 귀루했다.
타자주자가 아웃되고 1루 주자도 태그 아웃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3루주자 류지혁은 타구를 지켜봤는데도 홈에 전력질주를 하지 않았다. 1루 상황을 지켜보느라 늦게 홈을 밟았다. 최대한 빨리 홈을 밟아야 하는데 느슨한 주루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이우성이 먼저 태그를 당해 스리아웃이 되고 말았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비디오판독까지 요청했으나 번복되지 않았다. 류지혁은 6회초 박정현의 총알타구를 처리하는 호수비로 실수를 갚았다. 그러나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돼 우려를 안겨주었다.
마운드의 이의리는 형들의 실수에 굴하지 않고 게임을 지배했다. 오히려 지켜야겠다는 의욕으로 충만한 것 같았다. 이의리가 아니었다면 두 명의 주자들의 주루는 팀 발목을 잡을 수도 있었다. 이의리가 그래서 더 괴물 같았다.
어떤 순간이라도 기본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일깨운 본헤드 주루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