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 이사부 통신원]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의 마구가 더욱 강해졌다. 원래부터 치기 힘든 그의 스플리터지만 이번 시즌 그 위력은 더해졌다.
이미 그의 스플리터는 지난 2018시즌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했다. 당시 55차례 스플리터로 결정구를 던져 안타는 단 2개만을 허용했고, 3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것만도 엄청난 데 올 시즌에는 더 무서워졌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번 시즌들어 오타니가 결정구를 스플리터로 던진 경우는 3경기 등판에서 모두 20차례가 있었는데 안타를 친 선수는 단 1명도 없었고, 그나마 배트에 공을 맞춘 선수는 딱 1명 있었다. 물론 그것도 땅볼 처리됐다. 올 시즌 오타니가 기록한 삼진 23개 중 18개를 스플리터, 모두가 헛스윙 삼진이다. 딱 하나 제구가 잘못돼 높게 떠오르는 바람에 볼을 하나 기록한 것이 있었다.
![[사진]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혜이.ⓒ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4/30/202104300112771494_608adf7bf145d.jpg)
오타니의 스플리터 삼진 비율은 이번 시즌 90%(18/20)로 단일 구종 삼진 비율이 가장 높다. 두 번째인 더스틴 메이(LA 다저스)의 커브 67%(14/21), 세 번째인 크리스티안 야비에르(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슬라이더 65%(13/20)와 엄청난 차이가 나다.
이번 시즌 그의 스플리터에 희생이 된 선수는 그의 시즌 첫 상대였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아담 이튼, 예르민 메르세데스, 호세 아브레유, 루이스 로버트, 요안 몬카다와 두 차례 맞붙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닉 솔락, 윌리 캘훈, 호세 트레비노(2회), 아이재아 키너-팔레파(3회), 브록 홀트, 조이 갈로(3회), 아돌리스 가르시아, 데이비드 달 등이다.
오타니의 스플리터는 이번 시즌 헛스윙 비율에서도 단연 1위다. 이번 시즌 오타니의 스플리터에 배트를 낸 경우는 모두 23차례가 있었는데 이중 17차례가 헛스윙으로 돌아섰다. 74%의 헛스윙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공동 2위인 코빈 번스(밀워키 브루어스)의 슬라이더(67%)와 체인지업(67%)보다 훨씬 높다.
오타니의 스플리터가 2018년보다 더 치기 어려워진 것은 우선 더 빨라졌기 때문이다. 2018시즌 그의 스플리터 평균 구속은 140.5km였으나 이번 시즌 평균 구속은 144.7km나 된다. 스플리터로 잡은 18삼진 중 11개가 평균 구속을 넘겼다. 스플리터로 149km까지 찍기도 했다.
오타니는 160km를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이나 145km짜리 스플리터의 릴리스 포인트가 똑같다. 그리고 타자가 배팅을 결정해야 하는 포인트까지 똑같이 날아간다. 그리고 나서 패스트 볼은 그 방향대로 날아가지만 스플리터는 밑으로 뚝 떨어진다.
한 예로 지난 22일 텍사스와의 경기서 가르시아를 상대로 156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146km짜리 스플리터를 던져 삼진을 잡을 때를 비교하면 패스트볼의 경우 릴리스 포인트에서 32cm가 떨어져 플레이트를 지났지만 스플리터는 무려 82cm가 떨어졌다. 낙차 폭이 50cm나 됐다. 결국 오타니의 스플리터는 눈으로 판단해서 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미리 예측을 한 뒤 배트를 돌리는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하나 더 오타니의 스플리터를 치기가 더욱 어려운 것은 포심 패스트볼과 볼 회전의 방향이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는 릴리스 포인트에서는 오타니가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지, 스플리터를 던지는지 구별할 수가 없다는 의미다.
오타니가 시즌 끝까지 이처럼 위력적인 스플리터를 던질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과 적절하게 섞어서 던진다면 타자들은 계속해서 헛방망질을 해댈 수밖에 없다.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배트를 미리 내지 않는다면 말이다. /lsb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