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포수 ‘최초’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며 NC 다이노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안방마님 양의지가 또 한 번의 ‘최초’를 기록했다.
29일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양의지가 KBO 리그 포수 최초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을 달성하며 또 하나의 업적을 남겼다.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는 한 경기에서 타자가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쳐내는 것을 말한다.
삼성과의 3연전에서 27일, 28일 2연패를 당하며 스윕패 위기에 놓인 NC 다이노스.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많은 열기가 느껴지던 삼성 더그아웃, 관중석과는 달리 NC 다이노스의 더그아웃과 관중석은 태풍의 눈처럼 고요했다.

1회초 NC의 공격. 이명기, 권희동, 나성범이 타석에 올랐지만 별 소득 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2회초 양의지가 첫 타석으로 들어섰다. 본격적인 태풍의 시작을 알리는 듯 삼성 선발 백정현과 양의지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3구 스트라이크. 5구 헛스윙 그리고 볼 셋. 풀카운트에서 백정현의 6구 때 배트를 휘둘렀다. 경기장을 가르며 날아간 타구. 우측 담장을 직격하고 나서야 땅으로 떨어졌다. 이미 2루까지는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는 상황, 거기다가 삼성 우익수 구자욱의 대처에 빈틈이 보였다. 빈틈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내달린 양의지. 사이클링 히트 달성에 가장 힘들다는 3루타를 첫 타석에서 해결했다.


4회초 또다시 선두타자로 타석에 올랐다. 삼성 백정현의 초구에 배트를 휘둘러 단타를 기록했다. 이어 5회초 2사 1, 2루 양의지는 백정현의 초구에 한치의 고민도 없이 배트를 당겼다. 의심할 여지도 없이 라이온즈파크의 좌측 담장을 넘겼다.





7회초 사이클링 히트 달성에 2루타 만이 남은 상황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섰다. 투 스트라이크,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던 양의지는 삼성 심창민의 3구 때 배트를 휘둘렀다. 좌측 담장을 향해 날아간 타구. 삼성 좌익수 호세 피렐라가 타구를 쫓았지만 타구는 담장을 직격하고 나서야 땅으로 떨어졌다. 양의지의 개인 통산 1호 사이클링 히트가 완성됐다.




태풍처럼 몰아쳤다. 5타석을 들어선 양의지는 쉴틈없이 3루타-단타-삼점 홈런-2루타를 때려냈다. 모든 걸 휩쓸어가는 태풍처럼 양의지는 조금의 남김도 없이 모든 걸 휩쓸었다. 양의지가 지나간 자리는 오직 양의지의 미소만이 남아 있었다. ‘포수는 발이 느리다’라는 편견은 양의지의 배트 앞에서 처참히 깨졌다.
양의지는 KBO 리그 역사상 ‘포수 최초 사이클링 히트’라는 기록을 거머쥐었다. KBO 리그 역대 28번째 기록이며, NC 다이노스의 역대 3번째 사이클링 히트 기록이다. /ksl0919@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