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을 앞두고 125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34). 이적하기 전에도 이미 국내 최정상의 포수였지만 이제 NC와 함께 국내 최고와 최초의 포수라는 역사를 모두 새롭게 쓰고 있다.
양의지는 지난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리그 역대 28번째 힛 포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 대기록을 작성했다. 기록을 달성하는데 4타석이면 충분했다. 양의지는 가장 힘든 3루타를 첫 타석에서 뽑아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를 날렸고 삼성 우익수 구자욱이 수비 과정에서 주춤하면서 3루타가 만들어졌다.
이후 기록은 탄탄대로였다. 4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 안타, 5회 2사 1,2루에서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그리고 7회 좌중간 2루타를 뽑아내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양의지의 기록이 특별한 이유는 1982년 프로 출범 이후 포수 포지션 선수로는 최초의 힛 포더 사이클이다. 양의지는 다시 한 번 최초의 기록을 썼다. 아울러 NC 선수로는 3번째 기록인데 국내 선수로는 역시 처음이다. 에릭 테임즈가 2015년 4월 9일(광주 KIA전), 8월 11일(목동 넥센전)에 두 차례 기록한 바 있다.
양의지가 NC와 함께 한 역사는 화려하다. 125억 원이라는 FA 금액은 포수 역대 최고액이자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역대 최고 2017년 이대호가 롯데와 맺은 4년 150억 원. 그러나 이대호는 일본과 미국 등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고 친정팀으로 복귀한 케이스. 순수하게 국내에서 활약하다가 이적한 케이스로는 양의지가 최고액이다.
그리고 2019년에는 타율 3할5푼4리(390타수 138안타)로 타격왕에 올랐는데 이는 1984년 이만수 이후 35년 만에 나온 포수 타격왕 기록이었다.
2019년은 시작에 불과했다. 2020년 정점을 찍었다. 타율 3할2푼8리(528타수 151안타) 33홈런 124타점으로 포수 최초 3할 타율-30홈런-100타점 기록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 활약은 팀의 창단 첫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의 복선이었다. 사실상 팀 창단 이래 가장 빛나는 역사를 양의지가 중심이 돼서 썼다고 해도 과장되지 않았다.
또한 한국시리즈 MVP까지 선정이 되면서 두산 소속이던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최고 무대의 히어로가 됐다. 2개 팀에서 한국시리즈 MVP를 받은 것 역시 양의지가 역대 최초다.
아울러 시즌이 끝난 뒤 열린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유효포 342표 중 340표를 획득해 99.4%의 득표율로 통산 6번째 황금장갑을 손에 넣었다. 역대 최고 득표율 기록까지도 새롭게 썼다.
그리고 올해는 1년에 한 번 보기 힘든 진기록까지 작성했다. NC와 양의지가 함께한 모든 순간이 화려하고 빛났다. 이보다 찰떡궁합이 있을까. NC와 양의지는 리그의 포수 역사, 나아가 한국 야구 전체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