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휴식→호투’ 공식 성립, 신인왕의 2년차는 이제 시작이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30 09: 28

소형준(KT·20)이 올해도 열흘의 재충전 시간을 잘 활용하며 휴식은 곧 호투라는 공식을 재확인시켰다.
소형준은 지난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시즌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4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13승 6패로 신인왕을 차지한 소형준은 2년차를 맞아 초반 부진을 거듭했다. 개막전 선발로 낙점되는 등 더 큰 기대가 모아졌지만,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52의 부진을 겪으며 지난 17일 1군 말소를 통보받았다.

29일 오후 인천SSG 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6회말 이닝을 마친 KT 소형준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youngrae@osen.co.kr

첫해 가을야구를 포함 142이닝 소화 여파 때문인지 직구 평균 구속이 약 2km가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원래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심이었던 직구가 살지 못하니 다른 팔색조 변화구 제구까지 흔들렸다. 10일 대구 삼성전에선 한 경기 무려 5볼넷을 허용하는 소형준답지 못한 투구를 펼치기도 했다.
결국 이강철 감독은 3경기만에 소형준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결단을 내렸다. 사실 2년차 소형준의 체력 저하는 어느 정도 예측한 부분이었다. 모든 게 낯선 프로 무대에서 첫해부터 토종 에이스를 맡으며 정신적, 체력적으로 소모가 컸을 터. 이 감독은 “지금 이런 걸 빨리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소형준은 향후 10~20년을 맡을 재목이고, 거기로 가는 과정에 있기에 지금 고비를 잘 이겨낸다면 더 성숙해질 수 있다”면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택했다.
소형준은 1군 말소 후 익산에 내려가지 않고 1군 선수단과 함께 동행하며 재충전 시간을 가졌다. 시즌 초반부터 체력 저하가 찾아오면서 순발력 위주의 트레이닝을 통해 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뒀다. 지난해에도 휴식을 통해 여러 차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그였기에 2년차를 맞아 그 노하우를 살려 만반의 준비를 했다.
열흘의 후퇴는 호투라는 전진으로 이어졌다. 0-0으로 맞선 3회 추신수의 안타, 최정의 볼넷에 이어 제이미 로맥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지만, 나머지 이닝에서 우리가 알던 소형준의 모습을 뽐냈다.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한 완급조절을 통해 큰 위기 없이 6회에 도달한 것. 당초 이 감독은 몸 상태를 고려해 한계 투구수를 90개로 정했지만, 소형준은 89구만 던지고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소형준은 경기 후 “쉬기 전 던지는 느낌이 좋지 않아 그 느낌을 다시 알기 위해 순발력 위주의 훈련을 진행했다”며 “첫 승을 한만큼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캠프 때부터 준비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이제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지겠다”고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올해도 어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으로 열흘의 휴식기를 알차게 보낸 소형준. 그의 말대로 신인왕의 2년차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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