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하다. 그저 그런 평범한 빅리그 4년차 투수. 그런데 LA 다저스만 만나면 ‘사이영상 투수’로 변신한다. 디그롬이 빙의라도 되는 듯 다저스 상대로는 극강이다.
LA 다저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지난해 사이영상을 수상한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가 8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완투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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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밀워키 선발 투수가 ‘다저스 전담’ 에릭 라우어(25)였다. ‘49탈삼진 0볼넷’ 괴력의 투수 코빈 번스가 코로나19로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라우어는 이날 콜업됐다. 다저스 맞춤 선발로 등판했다.
매 이닝 피안타는 1개 이하였다. 그것도 2사 후에 맞아 실점없이 막아냈다. 1회 2사 후 저스틴 터너에게 안타, 2회 선두타자 볼넷을 내줬으나 크리스 테일러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2사 후 A.J. 폴락에게 안타, 3회 2사 후 코리 시거에게 맞은 안타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 4회는 삼자범퇴, 5회 2사 후 볼넷과 무키 베츠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 없이 막아냈다.
라우어는 5이닝 동안 73구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첫 등판이라 투구 수 70구를 넘어가자, 2-0으로 앞선 6회 불펜에 공을 넘겼다. 밀워키는 9회 마무리 조시 헤이더가 1실점을 했지만, 2-1 승리를 지켜냈다.
라우어는 2018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첫 해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30경기에서 8승 10패 평균자책점 4.45. 그런데 2년간 다저스 상대로는 5승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에서 밀워키로 트레이드됐다. 지난해 단축시즌에서는 중부지구 팀들하고만 상대, 다저스를 만나지 못했다.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13.09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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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첫 등판이 다저스 상대, 안성맞춤이었다. 2년 만에 만난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 상대로 또다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라우어는 이날 승리로 통산 다저스전 성적을 8경기 6승 무패, 평균자책점은 1.89로 더욱 낮췄다. 47.2이닝 10자책점. 반면 다저스가 아닌 다른 메이저리그 팀 상대로는 50경기에서 9승 19패 평균자책점 5.24를 기록 중이다. 어떻게 설명하기 힘든 기록이다.
크레이그 카운셀 밀워키 감독은 “마법 같은 것은 없다. 올라올 선수가 필요했고, 라우어가 적임자였다. 다저스 상대로 많이 던진 경험이 있고, 그 점이 그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으로 알았다”며 “라우어가 정말, 정말 잘 던졌다. 패스트볼은 위력이 있었고, 체인지업은 제구가 잘 됐다. 커터도 훌륭했다. 느린 브레이킹 볼을 잘 섞어 던졌다. 공이 그의 손에서 나오는 것처럼 존을 잘 공략했다. 원더풀하게 던졌다”고 칭찬했다.
라우어는 “모두가 다저스가 정말 좋은 팀이라는 것을 안다. 그들은 대단한 라인업, 정말 훌륭한 잘 훈련된 타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나는 도전을 즐긴다. 정말 훌륭한 팀이기에 상대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MLB.com은 라우어가 '다저스의 크립토나이트'라고 지칭했다. 4년 동안 다저스라는 슈퍼맨의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크립토나이트와 같은 존재.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라우어는 우리 비밀번호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커터, 체인지업, 브레이킹 볼을 섞어 던졌는데, 우리 비밀번호를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농담 섞어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