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G 무홈런-순장타율 꼴찌' 손아섭 맞아?…타순 조정 NO 허문회 믿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5.01 05: 02

장타율 .291 무홈런 5타점. 손아섭(33·롯데)의 성적이라곤 믿기지 않는 개막 한 달이었다. 
손아섭은 지난 30일 사직 한화전에서 5타수 1안타를 쳤다. 8회 마지막 타석에 안타 1개를 쳤지만 앞선 4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2회 1사 만루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손아섭은 4월 개막 한 달 동안 롯데의 23경기 모두 선발 출장했다. 103타수 28안타 타율 2할7푼2리 무홈런. 볼넷 10개를 골라내 출루율 3할4푼2리를 기록했지만 장타는 2루타 2개가 전부였다. 장타율은 규정타석 타자 58명 중 55위(.291)로 하위권이다. 개인 커리어를 통틀어서도 가장 낮은 장타율. 특히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순수 장타율(ISO)은 .019로 규정타석 타자 중 최하위다. 

롯데 손아섭이 안타를 날리고 있다/ soul1014@osen.co.kr

전형적인 거포는 아니지만 손아섭은 통산 162개의 홈런을 친 중장거리 타자. 지난 2018년 개인 최다 26홈런 포함 2013년부터 최근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꾸준하게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장타율 .470, 순장타율 .148을 기록한 손아섭이 23경기 동안 장타율 .300을 넘기지 못한 건 일시적이라 해도 예삿일이 아니다. 지난달 16일 사직 삼성전 2루타를 끝으로 최근 12경기째 장타가 실종됐다. 
장타와 함께 강점이었던 결정력도 사라졌다. 개막 한 달 5타점은 규정타석 타자 중 정은원, 장운호(이상 한화), 김상수(삼성)와 함께 가장 적다. 득점권에서 28타수 6안타 타율 2할1푼4리로 맥을 못 췄다. 통산 득점권 타율(.321)보다 1할 넘게 낮다. 이제 4월 한 달이 지난 시즌 초반이고, 평균에 수렴하는 것이 득점권 타율이지만 찬스에서 경직된 손아섭은 우리가 알던 그가 아니다. 
롯데 라이온 롱 타격코치가 손아섭에게 타격 폼 지도를 하고 있다./rumi@osen.co.kr
부진이 생각보다 오래 가고 있지만 개막 한 달 내내 손아섭은 선발에서 빠지지 않았다. 타순은 2번에 쭉 고정됐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30일 한화전을 앞두고 손아섭에 대해 "이제는 잘할 것이다. 갖고 있는 실력이 있다. 타순을 흔들 생각은 없다. 장기 레이스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팀이 올라갈 수 있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당장 롯데 외야에서 손아섭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는 게 현실. 민병헌이 뇌동맥류 수술을 받으면서 복귀가 불투명한 가운데 좌익수 전준우, 우익수 손아섭은 붙박이다. 중견수 자리도 정훈, 김재유, 추재현 등이 번갈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손아섭을 쉽게 뺄 수 없다. 손아섭은 외야 수비에서도 팀의 206⅓이닝을 빠짐없이 풀로 뛰었다. 수비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롯데 손아섭이 안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손아섭이 고전한 롯데는 4월 개막 한 달을 10승13패로 8위에 그쳤다. 허문회 감독은 "아쉬운 경기들이 있었는데 제가 부족했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잘 안 된 것을 (선수) 탓할 수 없다. 내가 운영을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책하면서도 "대체 선수를 써서 당장 한두 경기는 이길 수 있어도 길게 보면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 참고 기다리는 것이 감독의 위치인 것 같다"는 말로 손아섭의 부활을 기다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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