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떠나자 KBO 넘버원 유격수, '하주석 시대' 열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5.02 06: 02

지난 2018~2020년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휩쓴 김하성(26·샌디에이고)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KBO리그 유격수 판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2년간 부상에 신음하던 하주석(27·한화)이 비로소 날개를 활짝 폈다. 리그 넘버원 유격수로 도약하며 본격적인 '하주석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12년 전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을 받은 하주석은 특급 재능을 가진 유격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6~2017년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기대에 부응하는가 싶었지만 2018년 타격 부진으로 주춤했고, 2019~2020년 2년 연속 큰 부상을 당하며 풀타임 시즌을 놓쳤다. 
김하성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새로운 최고 유격수를 논할 때도 하주석의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베테랑 김재호(두산)를 비롯해 오지환(LG) 노진혁(NC) 심우준(KT) 김혜성(키움) 등이 넘버원 유격수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막상 시즌 뚜껑을 열어 보니 하주석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하주석이 개인 첫 5안타 포함 6타점 경기를 펼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한화 하주석이 기뻐하고 있다./ksl0919@osen.co.kr

한화 유격수 하주석이 키움 송우현을 포스아웃 시킨후 1루로 송구하여 더블플레이를 연결짓고 있다. /cej@osen.co.kr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추구하는 포지션 파괴 수비 시프트의 중심에 하주석이 있다. 타자의 가장 강한 타구가 날아가는 곳에 하주석이 있다. 나머지 내야수들의 위치도 잡아주며 시프트를 진두지휘한다. 일찌감치 수비력 하나만큼은 리그 정상급으로 인정받은 하주석이라 놀라울 것 없다. 
놀라운 변화는 타격이다. 시즌 22경기에서 82타수 26안타 타율 3할1푼7리 3홈런 22타점 23득점 출루율 .404 장타율 .512 OPS .916을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유격수 중 타율,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1위.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으로 WAR도 1.19로 2위 오지환(0.61)을 멀찍이 따돌리고 있다.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 유격수. 이 페이스라면 한화 소속으로는 지난 2011년 이대수 이후 10년 만에 유격수 골든글러브도 기대할 만하다. 
무엇보다 선구안 향상이 믿기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1892타석 중 볼넷 92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94타석에서 벌써 12개의 볼넷을 얻었다. 볼넷율이 4.9%에서 12.8%로 두 배 이상 비약적인 상승을 이뤘다. 수베로 감독이 강조한 출루 야구를 누구보다 착실히 이행 중이다. 3번 중심타순에서 해결 능력까지 보여주며 수베로 감독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햄스트링이 100% 상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전력 질주를 하고 한 베이스 더 노린다. 빈틈을 놓치지 않는 집요함으로 득점 전체 1위에 올라있다. 
2회말 1사 2, 3루 상황 한화 하주석이 동점 1타점 내야 안타를 날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하주석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조니 워싱턴 코치님, 김남형 코치님이 존 안의 공을 강하게 치는 것을 주문하셨다. 코치님들의 지도가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변화되고 있다. 아직도 나쁜 볼에 배트 나갈 때가 있지만 이전보다 투수와 싸울 때 좋아진 게 느껴진다. 투스트라이크가 되어도 삼진 당하지 않을 자신감이 생겼다. 나의 존을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3번 타순이 어려운 자리이지만 팀이 힘들 때 쳐줘야 한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9회초 1사 2루 한화 하주석이 1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린 뒤 3루로 진루하고 있다./ksl0919@osen.co.kr
리그 최고 유격수라는 평가에 대해선 손사래를 쳤다. 하주석은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한 달이 지났다. 앞으로 해야 할 경기가 많이 남았다. 리그에 좋은 유격수들이 많은데 누가 잘하고 못하는 것을 떠나 모두 다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유격수 1~2위 그런 부분은 144경기 전부 다 끝나고 나서 (평가를) 하는 게 맞다"며 "다른 것보다도 팀이 이기는 것이 내겐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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