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나은 것 같은데요?”
KT 이강철 감독이 KIA 슈퍼루키 이의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KIA 투수코치 시절 지도했던 신인 양현종보다 구위가 낫다는 평가다.
지난달 30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이강철 감독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KT 더그아웃으로 향한 선수는 KIA 2년차 정해영과 신인 이의리. 두 투수는 타이거즈 레전드 출신인 이 감독에게 직접 다가가 90도 인사를 통해 예를 갖췄다. 이 감독 역시 환하게 웃으며 상대 팀이지만, 덕담을 건넸다.

2일 수원 KIA전에 앞서 만난 이 감독은 “시범경기 때도 (이)의리가 인사를 온 적이 있었다. 그 땐 누가 보낸 느낌이었는데 ‘네가 이의리냐’며 '잘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줬다”며 “이번에는 (정)해영이랑 같이 인사를 왔는데 마치 ‘내가 이의리다’, ‘내가 정해영이다’ 하는 것처럼 보였다. 타 팀이지만 너무 잘한다. 좋은 투수들이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의리는 광주일고를 나와 2021 KIA 1차 지명을 받은 좌완 유망주로, 올 시즌 4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2의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4월 22일 LG전 6⅔이닝 1실점에 이어 28일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챙겼다.
정해영은 이의리의 광주일고 1년 선배로 역시 2020 KIA 1차 지명을 받고 지난해 47경기 5승 4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역시 KIA 뒷문에서 11경기 3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0.69로 호투 중이다.
이의리의 경우 타이거즈 에이스로 활약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양현종의 신인 시절보다 낫다는 평가다. 2007년 신인 양현종을 지도한 이 감독은 “구속, 구위만 보면 양현종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나은 것 같다. 양현종은 신인 시절 직구 하나로 승부했지만, 이의리는 이미 체인지업 등 변화구까지 완성돼 있다. 올해 신인 중에서도 가장 나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들의 광주일고 대선배인 이 감독은 1989년 해태 1차 지명을 받고 타이거즈에서 1998년까지 10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KBO리그의 레전드 투수다. 지금은 KT 감독이지만, 현역 시절 몸 담았던 팀에서 활약하는 고교 후배들의 모습을 보니 뿌듯한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backligh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