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새겨 들어라. 팬들의 행동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로이 킨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노스웨스트 더비 취소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맨유 팬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비단 슈퍼리그 참가 시도 때문만이 아니라 글레이저 가문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라 지적하며 “내 말을 새겨 들어라.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맨유와 리버풀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20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EPL 최고의 라이벌전인 노스웨스트 더비에 많은 팬들의 이목이 쏠렸지만 맨유 팬들의 집단 행동 탓에 경기가 취소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5/03/202105031836779700_608fc4a522a97.jpg)
'BBC',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맨유 팬 200여 명이 올드 트래퍼드에 난입해 강경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최근 슈퍼리그에 출전하려 했던 구단을 비판하며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을 겨냥해 ‘글레이저 OUT’이라 외쳤다.
경기장 밖에서 펼쳐지던 시위는 저지선이 뚫리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일부 팬들이 경기장에 진입해 홍염을 피우고 의자 등 집기를 던졌다. 라커룸 진입까지 시도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강력한 봉쇄 규정을 실시하고 있어 팬들의 경기장 출입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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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맨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경기는 경찰,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구단 평의회, 상호 구단 합의 끝에 연기를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이 사태를 지켜본 맨유의 레전드 킨은 팬들의 집단 행동이 글레이저 가문에 대한 오랜 불만이 표출한 것이라 분석했다. “팬들은 클럽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지난 몇 주 동안의 슈퍼리그 때문이 아니다”라며 “수 년 동안 쌓인 문제들이다. 그런 절망감이 결국 극단으로 치달았고, ‘더 이상은 안 되겠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소통에서 실망감, 밀실에서 이뤄지는 일들, 티켓 가격 등등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킨은 “클럽의 리더십은 충분히 좋지 않았다. 팬들이 오너를 바라볼 때 그저 돈을 버는 데에만 신경쓰는 것이라 느꼈다. 오늘 경기가 취소된 것은 정말 큰 일이다”라며 “가끔은 사람들이 모두 알아차리도록 해야 한다. 이런 일은 전세계적으로 일어날 것이고, 사람들 모두 들고 일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킨은 맨유 수뇌부에게 강한 경고를 전했다. “바라건대 맨유의 소유주들이 ‘팬들이 정말 심각하구나’라고 말하길 원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것은 맨유 팬들의 시작일 뿐이다. 내 이야기를 새겨 들어라”라며 “맨유 팬들에겐 구단 오너들이 클럽을 포기하고 매각하게 할 계획의 그저 시작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