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32)은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투수로 손색이 없다.
디그롬은 2018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누적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사이영상을 2차례 수상했다.
올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디그롬은 4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하고 있다. 35이닝을 던져 16피안타, 삼진 59개를 잡으며 볼넷은 단 4개 허용에 그쳤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이 0.57에 그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 탈삼진은 내셔널리그 1위(ML 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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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롬은 지난 4월 24일 워싱턴전에서 9이닝 2피안타 15탈삼진으로 완봉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5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패전 투수가 된 2경기에서 디그롬은 각각 8이닝 1실점,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디그롬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득점 지원이 한 점도 없었다는 것이다. (첫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을 하고도 노 디시전)
MLB.com은 3일 메이저리그 30개 팀마다 ‘4월 MVP’를 꼽으며 메츠의 MVP는 디그롬을 선정했다. 당연했다. MLB.com은 “최근 3년간 두 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의 가장 말도 안 되는 일은 지금처럼 좋았던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고 올 시즌 활약을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디그롬의 올해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8.9마일(159.2km), 커리어 통산 가장 빠른 스피드로 던지고 있다. 한 마디로 절정의 기량에 오른 것이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다. 지난해 단축시즌(60경기)이 아니고 162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렸더라면 디그롬의 사이영상 3연패도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디그롬은 사이영상을 넘어서 MVP 후보로도 언급되고 있다. MLB.com은 지난 30일 야구 전문가 패널 94명을 대상으로 2021시즌 MVP 가상 투표를 실시했다. (시즌을 치르며 주기적으로 할 예정) 디그롬은 내셔널리그 MVP 투표 2위에 올랐다. 1위표 39장을 받았다. 1위는 1위표 51장을 받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였다.
메이저리그의 정규 시즌 MVP는 거의 매 경기 출장하는 포지션 플레이어가 대부분 수상한다. 한 시즌 30~32경기 정도 등판하는 선발 투수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야 수상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메이저리그에서 MVP를 수상한 투수는 딱 2명 있었다. 2011년 저스틴 벌랜더, 2014년 클레이튼 커쇼였다. 벌랜더는 2011년 24승 5패 평균자책점 2.40, 250탈삼진을 기록했다. 커쇼는 2014년 21승 3패 평균자책점 1.77, 탈삼진 239개를 기록했다.
디그롬이 커쇼에 이어 7년 만에 MVP 대기록을 세우려면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평균자책점, 탈삼진, 이닝 외에도 다승에서도 20승 가까이 기록해야 타자들과 경쟁을 할 수 있을 전망. 디그롬은 득점 지원을 못 받기로 유명한 ‘불운남’이다.
디그롬은 2018시즌부터 81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승리 투수가 된 27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1.02였다.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54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2.52에 불과했다. 디그롬이 잘 던지고도 득점 지원이 없어서,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서 승리가 날아간 경기가 부지기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