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트라우마 극복한 여성의 용기와 집념[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5.05 06: 32

 화염에 휩싸여 사망한 아이들에 대한 부채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소방대원 한나(안젤리나 졸리). 불현듯 “살려달라”고 외치던 아이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삶을 보내고 있다.(*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위기와 공포를 지닌 데다 사고 당시의 감정을 자주 되새기며 심리적 불안 증상을 겪는 한나를 최전선에 배치할 수 없었던 소방당국은 그녀를 숲 속 감시탑에 배정한다. 
한편 코너(핀 리틀)의 아버지는 비리 범죄의 증거를 갖고 있는 자신을 킬러(니콜라스 홀트, 에이단 길렌)들이 타깃으로 삼았다는 것을 직감하고,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떠난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곧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서다. 

영화 스틸사진
숲 속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아이 코너를 발견한 한나는 온힘을 다해 그를 돕는다. 킬러들이 무섭게 쫓아오고 더욱이 산불까지 번져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그녀는 아이와 죽을 힘을 다해 도망하고, 그 뒤를 킬러들이 바짝 쫓는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감독 테일러 쉐리던,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은 화재 진압 실패의 트라우마를 지닌 소방대원 한나가 두 명의 킬러에게 쫓기는 소년 코너를 구하기 위해 산불 속에서 벌이는 범죄 스릴러.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목숨을 건 사투가 시작된다.
영화 스틸사진
아이들을 끝내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한나에게 코너라는 최소한의 과제를 제시한 이 영화는 여성의 용기와 무서운 집념을 보여준다. 하지만 생각보다 전개는 단순하다. 깜짝 놀랄 반전극을 기대하기보다, 순간순간 인물들의 팽팽한 긴장에 몸을 맡기고 보면 감독이 내세운 서스펜스를 체감할 수 있다.
한나 역의 안젤리나 졸리가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났다. 인류애를 가진 그녀가 소방대원에게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한나를 연기로 잘 소화했다. 또한 아역배우 핀 리틀의 감정 연기가 큰 감흥을 일으킨다.
영화 스틸사진
영화 속 산불은 좀 특별하다. 사막에 나무를 심고 숲을 지어 실제로 태우는 방식으로 재현했기 때문에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불이 났을 때 볼 수 있는 연기와 재가 공중에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감각적으로 보인다. 스크린 밖으로도 탄내와 질감이 느껴질 정도다. 실제 화재 현장을 보는 듯한 비주얼을 만든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2018)의 각본, ‘바일-게임 오브 더 페인’(2011) ‘윈드 리버’(2016)를 연출한 테일러 쉐리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말레피센트2’(2019) 이후 2년 만의 복귀작이다. 오늘(5일) 극장 개봉. 러닝타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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