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리그부터 쌓인 경험… ‘성장’ DNA 갖춘 담원 기아 아카데미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21.05.05 06: 37

 과거부터 전통 스포츠에는 극적인 성공 신화가 많은 팬들을 감동시켰다. 역경을 딛고 최정상에 오른 이야기는 다양한 종목에서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대한민국의 축구스타 박지성이다. 경력 초기 어려움을 겪었던 박지성은 그간의 노력을 히딩크 감독에게 인정 받아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날아 올랐다. PSV 에인트호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치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e스포츠에도 박지성 선수와 같은 성공신화가 있다. 지난 2020년 세계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담원 기아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7년 아마추어 클랜 팀으로 시작한 담원 기아는 2부 ‘롤 챌린저스’, 1부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성장했다. 꾸준히 발전한 담원 기아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국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2021년부터 LCK가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갖추면서 담원 기아는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함께 팀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LCK에 참여한 각 팀들이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담원 기아의 강점은 확실하다. 3부(아마추어) 리그부터 이어온 담원 기아의 성장 DNA가 아카데미 전체에 녹아들어 있었다.

담원 아카데미의 키워드 ‘성장’과 ‘사회성’
지난 3월 9일, OSEN은 담원 게임 아카데미의 김시은 원장을 만나 아카데미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담원 게임 아카데미는 담원 기아 산하 프로게이머를 지원하고자 하는 미래 인력을 육성하는 아카데미다. 먼저 김시은 원장은 담원 게임 아카데미 시스템의 강점으로 “성장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장’ 관련 노하우는 기존 교육 시스템과 연계된 탄탄한 커리큘럼, 3부 리그부터 이어진 경험이 뒷받침하고 있다.
담원 게임 아카데미는 10년 이상 기존 교육 분야에서 근무한 실무진들이 모여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이러한 체계적인 시스템은 3부 리그부터 이어진 경험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담원 기아는 전체 선수단-코치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김시은 원장은 이를 ‘담원화’로 표현했다. 김시은 원장은 “선수, 감독, 코치진, 매니저 모두 아카데미부터 연결되어 있다. 이는 적응 및 팀워크 관련 큰 도움이 된다”며 “타 팀보다 2~3군 구성이 늦었지만 빠르게 시스템이 갖춰진 것은 기존에 담원 기아가 가지고 있던 노하우가 많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담원 게임 아카데미는 ‘프로 스포츠’ 산업에서 e스포츠가 가져야할 자세를 고민 중이다. 전통 스포츠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선수들은 ‘프로 의식과 스포츠맨십을 가져야 한다’라고 교육 받는다. 프로 의식, 스포츠맨십은 각각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는 것’ ‘스포츠맨이 지녀야 하는 바람직한 정신’을 뜻한다. 공정한 경쟁은 프로 의식, 스포츠맨십을 갖추면서 발생한다.
e스포츠는 전통 스포츠에 비해 역사가 매우 짧기 때문에 잡음이 종종 있었다. 담원 게임 아카데미는 프로 의식, 스포츠맨십을 갖추기 위한 ‘사회성’ 교육을 커리큘럼에 녹여내 진정한 ‘프로 선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회성’ 교육은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시은 원장은 “‘사회성’ 교육의 효과는 팀 내 갈등 완화, 커뮤니케이션 능력 상승이다”며 “1군의 좋은 성적도 높은 프로 의식에 기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성적을 내야 하는 스포츠 선수이기 때문에 ‘실력’은 육성 기준의 1순위다. 김시은 원장은 “우리는 테스트 기간이 긴 편이다. 원석을 발굴하기 위해 선수들은 많은 테스트를 거친다”며 “내부 기준점을 넘는 선수들은 자체 육성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체계적인 선수 관리에 강점 보이는 담원 아카데미
담원 게임 아카데미는 유망주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선수들을 관리한다. 현재 담원 게임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는 유망주들의 나이대는 대부분 학생이다. 최근 e스포츠 산업이 크게 발전하면서 e스포츠 분야에 대한 학생, 학부모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선수들의 데뷔 나이와 은퇴 시기가 모두 빨라져 10년 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됐다. 의무 교육인 중학교만 졸업한 뒤, 프로 씬에 뛰어드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그렇기 때문에 김시은 원장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유망주 단계부터 상담을 시작한다. 김시은 원장은 “학교 역할을 우리가 대신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심층 상담이 필요한 선수들은 전문가를 초빙해 1대1로 대화한다”며 “2~3군 및 유망주 단계에서 선수들을 관리하는 팀은 많이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꼼꼼한 상담에 이어 연습 스케줄을 프로 선수처럼 관리한다. 이는 인적 자원이 중요한 프로 스포츠에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김시은 원장은 “팀 매니지먼트는 1군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 이에 2~3군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2~3군, 유망주 모두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다. 24시간 동안 선수들을 케어 중이다”고 밝혔다.
담원 아카데미의 향후 계획은?
담원 게임 아카데미의 향후 계획은 어떨까. 먼저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는 e스포츠 시장과 함께 글로벌 확장을 준비 중이다. 최근 글로벌 e스포츠의 성장 속도는 엄청나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가 2019년 기준 8억 6900만 달러(약 9884억 원)에서 2022년 29억 6300만 달러(약 3조 3704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평균 35% 이상 성장한다는 예측이다.
김시은 원장은 e스포츠의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김시은 원장은 “단순히 국내만 생각하고 있지 않다. 글로벌 확장을 준비 중이다. 기아가 메인 스폰서로 들어오면서 확장 범위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e스포츠 시장의 성장은 달갑지만, 그에 따른 거대 자본의 유입은 한국 시장 입장에서 많은 압박을 받는다. 특히 중국의 존재는 위협적이다. 중국의 지난 2020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무려 20%가 늘어난 1406억 위안(약 24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거리가 가까운 한국 스타 선수들의 유출도 많은 편이다.
담원 게임 아카데미 측은 ‘로열티’를 강조했다. 학생-선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가치를 알아보고 진심으로 투자한다면 자본을 어느정도는 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LCK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무조건 돈만 바라보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지 않는다. 국내에 남는 선수들도 많다. 김시은 원장은 “양성 단계부터 ‘로열티’를 심는 것이 중요하다”며 “함께 성장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부분에 진심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임재형 기자 lisco@osen.co.kr
/사진=담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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