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강제휴강’ 부진한 설린저…'도미' 아닌 '가자미'였다 [오!쎈 전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1.05.05 15: 58

‘천하의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29, KGC)가 라건아(32, KCC)에게 막혀 강제휴강을 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전주 KCC에게 77-74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KGC는 안양에서 열리는 3,4차전에서 우승까지 노린다. 
설린저는 1차전에서 18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라건아(18점, 6리바운드)와 대결에서 우위를 보였다. 라건아가 설린저를 상대로 한 골밑득점에서는 앞섰지만, 설린저는 경기 전체를 내다보고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2차전을 앞두고 김승기 KGC 감독은 “1차전에서 큰 변화는 없다. 설린저가 너무 잘한다. 자기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이용해 동료를 살리는 현명한 선수”라고 칭찬이 자자했다. 
하지만 설린저도 사람이었다. 매번 잘할 수는 없었다. 2차전 1쿼터에서 설린저는 쏜 4개의 슛을 모두 실패했다. 라건아의 기동력을 쫓아가지 못하는 장면도 여러번 노출하면서 5점을 줬다. 설린저의 온코트 마진이 -8점이었다. 
1쿼터 종료 12.5초를 남기고 설린저가 빠지고 라타비우스 윌리엄스가 투입됐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8경기를 치르면서 설린저가 부진해서 교체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설린저는 2쿼터 시작과 함께 다시 코트에 나왔다. 하지만 이정현에게 스틸을 당하는 등 예전만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 영리한 설린저가 계속 심판에게 항의하는 장면도 나왔다.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설린저는 2쿼터 초반 라건아의 수비를 뚫고 겨우 점프슛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득점에는 성공했지만 라건아의 수비가 매우 치열했다. KCC 벤치에서 라건아의 수비를 칭찬하는 박수를 쳤다. 라건아는 설린저의 3점슛까지 블록해냈다. 설린저는 라건아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해 속공을 허용했다. 
6강전부터 치르고 올라오면서 설린저는 매경기 거의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럼에도 40점을 몰아치며 상대를 초토화했다. 설린저는 “내가 알아서 쉴테니 날 빼지말라”고 김승기 감독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천하의 설린저도 슬슬 체력저하에 따른 경기력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체력이 좋은 라건아와 대결에서 버거워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설린저가 한국에 온 뒤 일대일 매치업에서 이렇게 철저하게 밀리는 모습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설린저가 라건아와 일대일 대결에서 밀려도 팀플레이를 완벽하게 해줬다는 점이다. 설린저가 수비리바운드를 확실히 잡아주고, 하이포스트에서 패스를 잘 뿌려주면서 국내선수들은 살아났다. 
이날 설린저는 18개의 야투를 시도해 2개만 성공하며 8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에 그쳤다. 한국무대 데뷔 후 가장 저조한 기록이 챔프전에서 나왔다. 라건아는 21점, 13리바운드로 공수에서 모두 설린저에게 우위를 보였지만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도미’가 아닌 ‘가자미’가 된 설린저는 팀플레이에 주력하며 마지막에 웃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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