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1)이 선발진에 안착 할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줬다.
안우진은 지난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안우진이 선발승을 거둔 것은 선발투수로 뛰었던 2019년 6월 20일 KT전 이후 무려 685일 만이다. 지난 시즌에도 2승이 있었지만 모두 구원승으로 거둔 승리다.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큰 기대와 함께 1차지명을 받은 안우진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이목을 끌었다. 2018년 곧바로 데뷔했지만 가능성만 보여준채 시즌을 마무리한 안우진은 2019년 본격적으로 선발투수에 도전했다. 하지만 19경기(88⅓이닝) 7승 5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하며 사실상 선발진 안착에 실패했다.

안우진은 결국 지난 시즌에는 선발이 아닌 불펜 필승조로 뛰었고 42경기(36이닝) 2승 3패 1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올 시즌 다시 선발투수에 도전한 안우진은 시즌 초반 부진이 심각했다. 첫 4경기(14⅔이닝)에서 2패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했고 4경기 중 5이닝을 소화한 경기가 1경기밖에 없었다. 지난달 23일에는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2⅔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복귀전에서 KT 강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다시 한 번 가능성을 증명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무려 시속 156km에 달했고 직구 비중이 63.8%로 높긴 했지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려고 노력했다.
손가락 물집 부상에서 돌아온 첫 경기이기 때문에 80구 투구수 제한이 있었던 안우진은 69구만 던지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우진이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서 복귀했다. 구위와 경기 운영 모두 좋았지만 선수보호차원에서 5회까지만 맡겼다”라며 안우진을 일찍 교체한 이유를 설명했다.
안우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선발승을 거둬서 기분이 좋다. 앞선 경기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팀에 미안했고 많은 생각을 했다. 타선에서 점수를 많이 내준 덕분에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적극적으로 타자들과 승부를 했는데 직구도 잘 들어갔고 변화구도 좋았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손가락 물집에 대해 안우진은 “이제 손가락은 다 나았다.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했다. 더 던지고 싶었지만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까 좋은 분위기에서 등판을 마치자고 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오랫동안 키움의 고민거리였다. 장기적으로는 선발투수로 키워야하는 재능이지만 좀처럼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올 시즌 다시 한 번 선발투수에 도전하는 안우진은 이날 투구를 발판으로 성공적으로 선발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