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로베르토 라모스(27)에게 ‘조기 출근 후 특타’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시즌 LG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38개)을 수립하며 재계약에 성공한 라모스. 그러나 2년차 시즌은 현재까지 기대 이하다. 전날 두산전까지 총 25경기에 출전한 가운데 타율 .213 3홈런 8타점 OPS .660의 부진 속 지난해만큼의 파괴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 역시 .133로 상당히 저조한 상황. 타율 .360 10홈런 22타점 OPS 1.201로 리그를 폭격했던 지난해 초반 25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사령탑은 부진 원인으로 훈련량 부족을 꼽았다. 5일 두산전에 앞서 만난 류지현 감독은 “어떤 문제인지 내부적으로 면밀히 살핀 결과 훈련량 부족으로 현재 이런 모습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며 “아무리 힘이 좋은 외국인선수라 해도 훈련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분석 결과를 밝혔다.

훈련량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라모스는 스프링캠프 시작일인 2월 1일 국내로 입국해 자가격리를 거쳐 17일부터 뒤늦게 훈련에 합류했다. 다른 동료들의 페이스에 맞추다보니 몸이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서 다소 급하게 3월 초 연습경기에 돌입했던 게 사실이었다.
류 감독은 “해외에서 진행되는 스프링캠프의 한 달 훈련량은 메이저리그보다 많다”며 “올해는 국내에서 진행되다 보니 입국 시기가 늦었고, 이후 자가격리를 하며 보름을 그냥 보냈다. 그 시점에 기존 선수들은 정상 훈련을 했지만, 라모스는 몸을 만드는 초기 단계였다. 그러다가 3월 초 연습경기를 했다”며 “시즌을 컨디션이 맞게 준비했지, 훈련량은 고려되지 않았다. 훈련일수, 연습 배팅 시간 모두 적었다”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라모스가 살아나야 LG 타선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LG는 홈런타자 라모스의 침묵 속 팀 타율이 최하위(.239), 장타율이 7위(.369)로 모두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득점권 타율도 리그에서 유일하게 1할대(.197)인 상황. 라모스의 호쾌한 한방이 그리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에 라모스에게 조기 출근이라는 특단의 지시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스프링캠프에서 부족했던 훈련량을 틈틈이 채우는 플랜이다. 류 감독은 “모두 모여서 분석을 했는데 앞으로는 홈경기 때 조금 먼저 출근시켜 훈련량을 늘릴 계획”이라며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라모스에게 해당 사실이 전달되진 않았다. 한 주의 시작부터 일찍 출근해 특타를 진행하라는 지시는 자칫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라모스를 향한 LG의 배려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라모스에게는 내일(6일) 안으로 이에 대해 접근할 생각”이라며 “(훈련량 증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기량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라모스의 반등을 간절히 기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