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나왔다”, “재능이 있다”…LG는 지금 '보경앓이' 중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5.06 13: 19

퓨처스리그 타율 .464의 맹타는 우연이 아니었다. 신예 문보경(21·LG)이 첫 1군 등록 3경기만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똑똑히 각인시키고 있다.
문보경은 지난 5일 두산과의 어린이날 더비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로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2회 1사 1루서 좌전안타로 몸을 푼 그는 3-4로 뒤진 5회 2사 2루서 워커 로켓의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동점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6-4로 앞선 9회초 1사 3루서 깊숙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쐐기타까지 책임졌다.
LG 팬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이름. 그러나 지난 3경기 임팩트가 너무도 강해 빠르게 친숙한 선수가 됐다. 2000년생인 문보경은 신일고를 나와 2019 LG 2차 3라운드 25순위로 입단한 우투좌타 내야수로, 육성선수 신분으로 줄곧 있다가 지난 1일 정식선수 전환과 함께 데뷔 첫 1군 콜업의 기쁨을 안았다. 퓨처스리그서 16경기 타율 .464 2홈런 16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덕분이었다.

2회초 1사 1루에서 LG 문보경이 좌전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sunday@osen.co.kr

2군에서의 활약은 우연이 아니었다. 1일 대구 삼성전에서 등록과 함께 선발로 나선 문보경은 첫 안타와 볼넷으로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뒤 2일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삼성라이온즈파크 백스크린을 강타하는 첫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전날 첫 멀티히트까지 완성하며 좋은 흐름을 그대로 이었다. 아직 3경기에 불과하지만, 득점권 타율이 .500, 장타율은 .727에 달한다.
사령탑은 문보경의 장타력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류지현 감독은 “백스크린을 맞히는 게 쉬운 기술은 아니다. 난 한 번도 못 맞혀봤다”고 웃으며 “그런 기술을 봤을 때 역시 재능이 있다고 본다. 지금 기회가 문보경에게 가고 있는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선배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LG 베테랑 내야수 오지환은 “시즌 초반 물건이 나온 것 같다”는 한줄평과 함께 “3루수 출신이라 기본적으로 수비에서 여유가 있다. 수비가 잘 되니 타격도 잘 되는 느낌”이라고 문보경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신예 문보경의 등장은 LG 타선에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모처럼 실력 있는 어린 선수가 활약을 펼치는 덕분에 팬들에겐 새로운 볼거리까지 생겼다.
류 감독은 “좋은 역할을 해서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또 2군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뤄졌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는 바람을 남겼다.
감독을 비롯해 동료, 그리고 팬들까지 지금 LG는 ‘보경앓이’ 중이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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