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국내 코치들에게 깜짝 휴일을 선사했다.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예비 엔트리 선수들이 지난 3일 백신 접종을 받으면서 KBO리그는 4일 예정됐던 5경기를 전격 취소했다. 한화 선수들은 대전 홈구장에서 간단한 연습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그런데 이날 구장에는 수베로 감독과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 등 외국인 지도자들만 4명 있었다. 6명의 국내 코치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예 야구장에 출근도 하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이 직접 배팅볼을 던지며 훈련을 진두지휘했다.

알고 보니 수베로 감독의 배려로 국내 코치들이 깜짝 휴일을 받은 것이었다. 5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수베로 감독은 이에 대해 "케네디 수석코치 아이디어로 그렇게 했다. 국내 코치들이 밤낮 없이 열성적으로 지도했고, 그것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답했다.
프로야구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들은 시즌이 시작되면 대부분 가족들과 떨어져 지낸다. 6개월 동안 전국 각지를 옮겨다니는 고된 직업으로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코치들의 노고가 크다. 미국 마이너리그 감독부터 메이저리그 코치로 20년 넘게 지도자 생활 중인 수베로 감독도 그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안다.

다른 외국인 코치들이 홀로 한국에 들어온 것과 달리 수베로 감독은 아내와 둘째 딸, 막내 아들과 대전에서 같이 생활 중이다. 첫째 딸이 결혼해 손주만 둘을 둔 수베로 감독은 "며칠 전에도 화상 통화로 손주들을 봤다. 태어난 지 1년 된 갓난아기가 기어 다니는 것을 보며 까꿍해줬다"며 '할아버지' 미소를 지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