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게 받은 최고의 선물" 한화 워싱턴 타격코치 감격한 사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5.07 10: 24

한화의 시즌 1호 끝내기 승리는 조니 워싱턴(37) 타격코치에게 잊지 못할 생일 선물이 됐다. 
한화는 6일 대전 삼성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박정현의 끝내기 안타로 6-5 승리를 거뒀다. 한화의 시즌 첫 끝내기 승리로 2년차 박정현이 끝내기를 장식했다. 6회 1사 3루에서 사인을 잘못 보고 초구에 번트 파울플라이로 아웃돼 찬물을 끼얹은 박정현은 10회 마지막 타석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려 동료들의 물 세례를 받았다. 
이날 끝내기 승리가 박정현만큼 기뻤던 사람이 있으니 바로 워싱턴 타격코치. 한국에서 처음으로 생일을 맞은 워싱턴 코치를 위해 한화 선수들은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경기 전 다함께 모여 파이팅을 외치는 자리에서 "해피 버스데이"를 외치며 워싱턴 코치를 위해 새콤 달콤한 젤리를 생일 선물로 전달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최고참 이성열은 "케이크를 준비하려 했는데 워싱턴 코치님이 새콤한 젤리를 더 좋아하신다. 코치님 취향에 특별히 맞춰 준비했다"며 "이글스에서의 첫 생일이기도 하고, 타지에서 맞은 생일이기도 하다. 선수단 모두 진심으로 생일을 축하하고 싶었다. 그 좋은 기운으로 끝내기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일 선물의 주인공인 워싱턴 코치도 크게 감격했다. 워싱턴 코치는 "생일을 모르고 있었는데 선수들이 갑자기 축하해줬다. 남자들에게 받은 최고의 선물이었다"며 농담을 던진 뒤 "이런 이벤트는 야구 인생에서도 처음이다. 오늘 승리가 극적인 끝내기로 이뤄져 내겐 더 특별한 하루였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코치를 거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연소 메인 타격코치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워싱턴 코치는 선수 시절 '스승'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을 따라 한국에 왔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선수들과 금세 가까워진 그는 자신만의 타격존 설정과 라인드라이브 생산, 유인구에 따라가지 않는 접근법을 제시하며 한화 타자들의 성향을 바꿔놓았다. 
특히 타자들이 가운데 공만 보고 치고, 가운데 아닌 공에 쉽게 배트가 나가지 말라는 의미에서 "가운데, 가운데"라는 한국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거포 노시환은 "야구선수라면 다 아는 것이지만 기본적인 것을 엄청 강조하신다. 가운데 보고 치란 의미에서 가운데라는 말을 하시는데 거의 세뇌됐다. 가운데 벗어나는 공은 바깥쪽이든 몸쪽이든 쳐도 좋은 타구가 안 나온다. 그런 공에 방망이가 쉽게 안 나가다 보니 볼넷이나 출루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워싱턴 코치의 지도 속에 6일까지 한화는 팀 타율 9위(.244)에 그치고 있지만, 득점권 타율 1위(.310)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노시환의 잠재력이 터졌고, 하주석의 선구안이 몰라보게 개선됐으며 박정현과 장운호 등 내외야에서 새얼굴들이 두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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