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잊고 명강의 펼친 설린저, “친구 교통사고,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오!쎈 안양]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1.05.07 21: 21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29, KGC)는 진정한 프로선수였다. 
안양 KGC는 7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전주 KCC를 109-94로 크게 물리쳤다. 플레이오프 9연승을 달린 KGC는 1승만 더하면 구단통산 세 번 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다. 
3차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설린저와 가장 친한 친구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자칫 설린저의 컨디션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설린저는 40분 풀타임을 뛰면서 25점, 15리바운드, 7어시스트, 2블록슛의 명강의를 펼쳤다. 

경기 후 만난 설린저는 평소보다 약간 풀이 죽어 있었다. 그는 “감정적인 날이었다. 꼭 필요한 승리였다. 친한 친구에게 교통사고가 벌어졌고, 뇌사상태라고 한다. 다리를 양쪽 다 잃었다고 한다. 경기를 하기 힘들었지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개인사와 농구는 별개라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도 설린저는 본인 득점을 충분히 뽑아내면서 동료들까지 다 살려주는 한차원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쳤다. 설린저는 챔프전 트리플더블에 어시스트 3개가 모자랐다. 
옆에 있던 오세근은 “나한테 패스를 더 해주지 그랬어?”라며 농담을 했다. 설린저는 “나에게 쏠린 수비를 다 본다. 항상 5명의 선수들 움직임이 머릿속에 있다. 골밑의 오세근이든 외곽의 문성곤이든 오픈 플레이어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내 가장 큰 역할은 득점에 있지만, 득점 외에도 다같이 하는 농구를 원한다”고 강의했다. 
3점슛 세리머니에 대한 비밀도 밝혔다. 설린저는 “카멜로 앤서니는 내가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다. 그래서 그의 세리머니를 했다. 한국에 오면서 이 세리머니를 유행 시켜보고 싶었다”며 웃음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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