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대주자-대수비, 최저 횟수’ 수베로의 야구 철학이 담겨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5.08 11: 22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대타 기용이 15번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KT가 49회로 가장 많고, NC가 43회로 2번째다. 키움이 9번째로 많은 26회다. 한화의 15회는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지극히 적은 숫자다.
수베로 한화 감독의 선수 기용과 육성 철학이 담겨 있다. 수베로 감독은 7일 잠실구장에서 전날 끝내기 상황에서의 대타 가능성을 질문받았다.
한화는 지난 6일 대전 삼성전에서 5-5 동점인 연장 10회말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1,2루 찬스를 잡았다. 타자는 앞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박정현이었다. 벤치에 남은 선수로 김민하, 임종찬이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롯데전 승리(2타점 결승타)와 어제 승리에서 박정현이 좋은 활약을 했다. 좋은 컨디션을 시즌을 시작했다가 한 번 떨어진 후 다시 올라오는 중이다”고 칭찬했다.
끝내기 찬스에서 4타수 무안타에도 박정현을 믿고 내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이 재능을 만개하도록 도와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는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 승부처 상황에서 빼지 않고 기용하고, 그 상황을 겪어내면서 배워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살의 어린 선수가 4타수 무안타에서 타석에 들어서면 심장이 빨리 뛰고 긴장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을 겪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한다. 베테랑 대타 자원이 있지만 그런 중요한 상황을 겪고 무언가를 얻어가야 다음 레벨로 올라갈 수 있다”며 “그 타석은 박정현에게 맡겼다. 4타수 무안타 이후의 심장과 지금 (끝내기를 친 후) 심장은 다를 것이다. 성장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단 젊은 박정현이라서가 아니다. 수베로 감독은 한화 사령탑을 맡은 후 일관되게 선수단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는 “신인이든 베테랑이든 벤치에 있는 다른 선수들도 직접 느끼는 것이 있다. (감독이) 말로 신뢰와 믿음을 얘기하는 것과 직접 실천하는 것을 보는 것은 다르게 느낄 것이다. 다른 선수가 그 타석이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선수를 믿고 맡기는 것, 중요한 상황에서 다른 선수로 교체하지 않고 실패를 하더라도 뭔가 얻어가도록 한다.
한화는 대주자 기용도 8회로 가장 적다. 대수비도 13회로 가장 적다. 경기당 야수는 10.37명이 출장한다. 다른 9개 구단이 12명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적은 숫자다. 일단 경기에 선발 출장시키면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끝까지 뛰게 하는 것이다. 대신 라인업은 27경기에서 24개의 선발 라인업을 사용해 다양한 조합으로 선수를 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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