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5.79’ 흔들리는 홀드왕…레전드 출신 감독의 조언 “내려놓고 해”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5.09 07: 04

지난해 홀드왕 주권(26·KT)에게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8일 수원 NC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 주권의 부진 원인을 진단하고, 최근 선수와 직접 나눈 이야기를 공개했다.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 후 필승조로 변신한 주권은 그해 25홀드를 거쳐 2020년 31홀드를 챙기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77경기 평균자책점 2.70의 호투는 KT 창단 첫 가을야구의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했다. 주권이라는 확실한 셋업맨이 생기며 3점 이내의 근소한 리드를 지키는 힘이 생겼다.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KT 주권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ksl0919@osen.co.kr

그러나 올해는 출발이 매끄럽지 못하다. 시즌 12경기 성적은 승리 없이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5.79. 지난 6일 고척 키움전에서 ⅓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는 등 최근 10경기서 평균자책점 7.36의 부진을 겪었다. 초반 12경기서 6홀드 평균자책점 2.70의 안정감을 뽐낸 지난해와는 시작이 다르다.
사령탑은 부진의 원인으로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구위 저하를 꼽았다. 현역 시절 10년 연속 10승에 빛나는 이강철 감독은 “직구 구속은 작년보다 증가했지만, 체인지업이 풀려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본인도 이를 알고 체크하고 있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 놓는 경향이 있는데 때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거듭된 부진에 최근 직접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이 감독은 “아직까지 뭔가 불안해하는 느낌이 있다”며 “좀 더 과감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지난 2년 동안 잘해왔는데 올해도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면 더 큰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 내려놓고 하라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의 말을 종합해보면 주권에게 필승조 3년차 징크스가 찾아온 듯하다. 지난 2년 동안의 활약이 워낙 강렬했기에 올해도 흐름을 이어야한다는 부담이 구위 저하로 이어진 느낌이다.
이 감독은 “사실 중간투수가 꾸준히 활약하기가 쉽지 않다. 계속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은데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며 “사실 체인지업 구사만 해결된다면 큰 문제는 없다. 주권은 불펜에서 역할을 해줘야하는 선수”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이 감독의 애정 어린 조언 덕분이었을까. 주권은 8일 NC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3-4로 뒤진 6회 선두 김태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서 이명기를 우익수 뜬공, 노진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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