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롯데 3연전에서 얻은 게 많다. 2승 1패 위닝 시리즈 달성은 물론 강민호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운 김민수의 재발견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김민수의 만점 활약이 주는 의미는 아주 크다.
5년 연속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삼성은 1루수 오재일을 영입한 데 이어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와 계약하며 취약 포지션을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강민호의 뒤를 받치는 백업 포수는 안갯속이었다. 타 구단과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을 꾀했으나 불발됐다. 1군 즉시 전력감 포수를 영입하려면 핵심 투수를 내줘야 했기 때문.

외부 영입 대신 내부 경쟁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청소년대표 출신 김도환이 백업 포수 경쟁에서 가장 앞서갔다. 하지만 김도환은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김민수, 김응민, 권정웅 3파전으로 압축됐다. 최종 승자는 김민수. 프레이밍 및 송구 능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강민호의 백업 포수로 낙점된 김민수는 롯데 3연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강민호가 7일 경기를 앞두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김민수가 선발 마스크를 쓰게 됐다.
김민수는 0-0으로 맞선 3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좌월 솔로 아치를 쏘아 올렸다. 2014년 프로 데뷔 후 첫 홈런. 김민수는 5회에도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터뜨렸다.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선발 원태인의 7이닝 1실점 짠물투를 이끄는 등 포수로서 활약도 나무랄 데 없었다.

9일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6-6으로 맞선 8회 좌중월 2점 홈런을 작렬하며 늦깎이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8일 경기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한 뒤 자칫 하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는데 김민수가 난세 속 영웅이 된 셈이다.
김민수는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헛스윙을 하더라도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내 스윙을 한 것이 주효했다. 첫 홈런 이후 타격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 좋은 흐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 "제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 많은 실점을 했다. 이기는 것도 좋지만 실점을 많이 하면 전체적으로 체력이나 여러모로 부담이 된다. 이기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투수들이 편안하게 실점 없이 투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민호의 부상 공백을 말끔히 메운 김민수의 재발견. 삼성이 잘 나가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