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했던 '거포' 다린 러프(3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등장했다. 최저 114km 아리랑볼을 던지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러프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초 투수로 깜짝 등판했다. 팀이 1-9로 뒤져 패색이 짙어지자 게이브 케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불펜 소모를 막기 위해 러프를 마운드에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수의 투수 등판을 러프도 경험한 것이다. 지난 2012년 빅리그 데뷔 후 올해로 7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러프에겐 첫 경험. 188cm, 105kg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힘들이지 않고 아리랑볼만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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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2루타, 주릭슨 프로파에게 안타를 맞고 1,3루 위기에 몰린 러프는 빅터 카라티니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호르헤 마테오에게 1타점 2루타, 김하성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2실점했지만 트렌트 그리샴을 2루 땅볼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투구수는 21개로 스트라이크 14개, 볼 7개. 21개의 공 모두 커브였다. 최고 구속은 77.5마일로 약 125Km. 최저 70.8마일로 약 114km '아리랑볼'이었다. 최고, 최저 구속 공 모두 김하성 상대로 던져 눈길을 끌었다. 김하성은 4차례 파울을 치며 6구 승부 끝에 희생플라이.
경기 후 캐플러 감독은 러프의 등판에 대해 "기분 전환 차원이다. 러프에게도 인생 경험이 될 것이다"며 "불펜을 아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부수적인 이익도 있다. 힘든 이닝 후 덕아웃 분위기를 가볍게 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1-11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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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는 지난 2017~2019년 삼성의 4번타자로 암흑기 팀에서 고군분투했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로 돌아갔고,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1루수, 코너 외야수를 오가며 27경기에서 타율 2할9리 4홈런 12타점 OPS .887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낮지만 장타력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