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출신 소형준(KT)이 지긋지긋한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청소년대표 출신 소형준은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해 13승 6패(평균 자책점 3.86)를 거두며 신인왕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한층 더 나은 모습을 기대했으나 아쉬움이 더 크다. 5경기에 등판해 1승 1패(평균 자책점 6.75)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퀄리티스타트는 한 차례에 불과하다.
소형준은 지난달 29일 SSG를 상대로 6이닝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달성했으나 9일 NC에 2이닝 6피안타 3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혼쭐이 났다.

11일 수원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작심한 듯 쓴소리를 날렸다. 물론 소형준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난해 프로 첫 해니까 포수 사인대로 던졌는데 올해는 상대 타자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불안해지고 구위가 떨어졌다는 생각에 도망가는 투구를 하고 있다".
또 "항상 볼 카운트를 불리하게 시작하고 투구 수 관리에 실패하면서 실점도 많아졌다. 도망가는 투구를 하는 것보다 직구를 던지고 맞는 게 낫다. 투구 수라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강철 감독은 원태인(삼성)을 예로 들며 직구 비율을 높여 공격적인 투구로 패턴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태인은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5승 1패(평균 자책점 1.18)를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선발로 급부상했다. 원태인은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주무기 삼아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적절히 활용한다.
이강철 감독은 "원태인도 직구를 계속 던지면서 구속이 늘었다. 형준이도 직구 위주로 던져야 변화구도 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맞는 걸 신경 쓰지 말고 자신 있게 승부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한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면 10승 투수가 되고 그렇지 못하면 평범한 투수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의 현재이자 미래는 소형준이 다시 웃을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원태인을 본보기 삼아 힘으로 맞붙어야 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