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간판 스타 나성범(32)이 올 시즌 국내 타자 중 가장 먼저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금 페이스라면 40홈런도 능히 바라볼 수 있다.
나성범은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 좌월 투런 홈런을 쳤다. 3-0으로 앞선 8회 1사 2루에서 한화 사이드암 오동욱의 초구 140km 낮은 직구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10호 홈런.
이로써 나성범은 11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는 애런 알테어(NC), 호세 피렐라(삼성)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국내 타자 중에선 가장 먼저 10홈런을 넘겼다. 김재환(두산)과 최정(SSG)이 나란히 8개로 뒤따르고 있다.

경기 후 나성범은 "홈런은 잘 나오고 있는데 타율이 안 좋다 보니 생각이 많다. 아직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좋을 때를 생각하면서 연습하며 노력하고 있다. 국내 타자 중 가장 먼저 10홈런을 했다니 기분은 좋다"고 운을 뗐다.
홈런은 많지만 타율은 2할6푼으로 데뷔 첫 해였던 2013년(.243) 이후 가장 낮다. 규정타석 타자 54명 중 40위로 리그 평균보다 떨어진다. 요즘 야구는 타율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지만, 통산 타율 3할1푼5리의 나성범에게는 만족스러울 수 없다. 그는 "맞을 때와 안 맞을 때 차이가 심하다. 매 시즌 중간 이런 패턴이 있다. 항상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고 답답해했다.

타율이 낮아도 홈런으로 중심타자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 최다 33홈런을 친 데 이어 올 시즌 산술적으로 46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나성범은 "40홈런은 생각도 안 해본 꿈의 숫자다. 장타자라면 누구다 해보고 싶은 기록이다. 한 번은 해보고 싶다"면서도 "욕심을 부리게 되면 안 좋아질 수 있다. 매 타석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해 무릎 보호 차원에서 거의 지명타자로 뛴 나성범은 올해 우익수 수비 출장 비율이 늘었다. 그는 "큰 수술을 한 지 1년이 지나 2년째다. 마음 같아선 매일 수비를 나가고 싶지만 나이고 있고, 체중도 많이 나가다 보니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감독님과 이야기해서 몸 상태와 상황에 따라 수비 여부를 결정한다. 저로선 많이 나가고 싶다. 몸이 되는 한 수비를 나가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공수겸장을 다짐했다.

나아가 도쿄올림픽과 골든글러브까지 놓치고 싶지 않다. 나성범은 "대표팀은 그만한 실력이 돼야 한다. 뽑히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올 것이다"며 "5년간 골든글러브를 못 받았다. 영광스런 자리에 가서 상도 받고 싶은데 쉽지 않더라. 모든 선수들이 원하는 상이다. 마지막까지 집중해 골든글러브를 다시 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성범은 지난 2014~2015년 2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최근 5년은 받지 못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