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NC가 새롭게 내놓은 히트 상품은 4년차 투수 신민혁(22)이다. 선발로 나온 4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컨디션 좋지 않은 날도 5이닝을 버티는 힘이 생겼다. 리그 최고의 안방마님 양의지도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신민혁은 12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4피안타 2볼넷 2사구 4탈삼진 2실점 역투로 NC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승을 거두긴 했지만 투구 내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사사구 4개로 제구가 흔들렸고, 5회까지 투구수 98개로 100개에 육박했다.
1회 실점을 주진 않았지만 31개의 공을 던지며 힘을 뺐다. 수비 실책이 하나 겹치긴 했지만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연이어 주며 흔들렸다. 3회에도 사사구 2개와 견제 실책까지 있었지만 1실점으로 넘어갔다. 승리 요건이 걸린 5회 안타 3개를 맞아 1실점했지만 1사 1,3루 위기에서 김민하를 헛스윙 삼진, 박정현을 2루 땅볼 잡으며 대량 실점을 피했다. 꾸역꾸역 5회를 막았다.

누가 봐도 컨디션 좋지 않은 날이었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았고, 앞서 23⅔이닝 동안 하나도 없었던 몸에 맞는 볼이 2개나 나왔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 체인지업 대신 슬라이더의 비중을 늘려 5이닝을 채웠다.
평소보다 좋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경기 전부터 두통 증세를 보였고, 마운드에서 얼굴도 자주 찡그렸다. 그와 호흡을 맞춘 포수 양의지는 "경기 전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라.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는데도 어린 친구가 책임감 있게 던졌다. 저 역시 그런 모습을 보며 집중력이 생겼고,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양의지는 스리런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NC의 승리를 이끌었다.

야탑고 출신으로 2018년 2차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NC에 입단한 신민혁은 지난해 1군에 데뷔했다. 17경기(7선발) 2승3패 평균자책점 5.79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구창모와 송명기의 부상, 이재학의 부진으로 찾아온 대체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발 4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5이닝 이상 꾸준히 책임졌다.
선발등판시 평균자책점 1.59. 시즌 전체 성적은 9경기 평균자책점 2.83으로 28⅔이닝 동안 2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39km로 빠르지 않지만 안정된 커맨드와 춤추는 체인지업이 강점이다. 한두 경기도 아니고, 벌써 4경기째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양의지는 "꾸준히 호투하고 있으니 실력이다. 선발 한 축을 맡기 위해 겨울에 준비를 잘했다"며 신민혁의 실력을 인정했다.

선발진 부상 공백으로 초반에 크게 휘청일 수 있었던 NC는 신민혁의 깜짝 활약에 힘입어 5할대 승률 위로 잘 버티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도 "3~4선발이 빠진 상황에서 신민혁이 5~6이닝씩 던지며 선발로서 책임을 다해주고 있다. 계속 자기 것을 잘 유지하면 히트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칭찬했다. 시즌 시작은 대체 선발이었지만 이제는 NC 로테이션에서 빠져선 안 될 고정 선발로 인정받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