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외국인타자 조일로 알몬테(KT)가 문제였던 것일까.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알몬테를 시즌 처음으로 선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조용호-김민혁 테이블세터에 4번 장성우의 앞과 뒤에 강백호, 배정대가 자리하는 새로운 상위타선이 꾸려졌다.
알몬테를 제외한 이유는 타격 부진 때문. 13일 수원 삼성전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비롯해 최근 10경기 타율이 .200에 그친 그를 그대로 타선에 놔둘 수 없었다. 13일 삼성에 영봉패를 당한 이유에는 중심타자인 그의 침묵도 분명 있었다. 알몬테에서 좋은 흐름이 뚝뚝 끊기는 경우가 잦았다.

초반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알몬테는 4월 30일 수원 KIA전 좌우타석 홈런을 기점으로 감을 찾은 것으로 보였다. 5월 2일 KIA전 멀티히트로 시즌 타율을 .317까지 끌어올린 그였다. 그러나 어린이날 키움전 무안타 3삼진과 함께 다시 슬럼프에 빠졌고, 타율이 .280까지 떨어진 상태서 결국 데뷔 첫 선발 제외를 통보받았다.
알몬테가 빠지자 타선의 혈이 뚫린 느낌이었다. 1회 상대 선발의 난조로 맞이한 무사 만루서 4번 장성우가 초구에 2타점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했고, 2회에는 상대 실책과 함께 강백호가 1타점 2루타를 치며 초반부터 5-0을 리드를 만들었다. 모처럼 득점권에서 화력이 뿜어져 나왔다.
상위타선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며 선발투수에 고전하는 습관도 사라졌다. 전날 경기에 앞서 득점권타율이 전체 2위(.300)였던 KT는 구원투수에게 .314로 강했지만, 선발투수를 상대로는 .269로 고전했다. 감독이 선발투수 공략도 필요하다고 힘줘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알몬테가 빠진 상위타선이 모처럼 초전박살에 성공하며 선발투수 상대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사령탑도 모처럼 터진 타선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상, 하위 타선에서 골고루 안타와 출루를 하며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남겼다.
한편 선발 제외된 알몬테는 8회 1사 후 배정대의 대타로 타석을 밟았지만,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KT의 외국인타자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