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순심이와 함께한 3647일.."인생의 황금기 끝난 느낌" ('동물농장') [종합]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1.05.16 11: 11

가수 이효리가 반려견 순심이와 함께한 3647일을 추억했다.
16일 방송된 SBS 'TV동물농장'에서는 '효리와 순심이 2편'이 그려졌다.
이효리와 이상순은 예전에 살던 집을 방문해 순심이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상순이 DJ로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효리는 그 이후로 가까워져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이효리는 "유기견 입양하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냐 해서 그 때 도와준게 구아나다. 그 인연으로 서로 공통점도 있고 그러니까 더 호감이 갔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이 집에서 제일 많이 보냈다"고 밝혔다.

순심이가 독립 후 처음 만난 반려견이라고 밝힌 이효리는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집에 시골 촌개가 있었다. 제가 아기 때부터 있었다. 메리라는 애였는데 집에 제가 혼자있을 때 친구처럼 지냈다. 메리도 나이가 드니까 엄마 아빠가 메리를 보신탕 집에 보냈다. 어린 마음에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내가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던 마음이 미안하고 가슴이 아플정도로 아직도 남아있다"고 전했다.
순심이가 하늘로 떠나기 전의 모습들을 영상으로 남겨놓은 이효리와 이상순. 두 사람은 "순심이 아프고서 한 일주일 정도를 아예 두문불출하고 나머지 개들이랑 거실에서 다 같이 모여서 같이 생활했던 것 같다"며 "순심이가 곧 갈 걸 알고있었기 때문에 남겨 놓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계속 그냥 찍었다. 평소처럼 같이 있다가도 그러다가 또 울다가"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효리는 순심이가 떠나던 날을 떠올리며 "저는 밤새도록 깨어있었다. 마음이 불안해서. 막 발작을 해서 제가 껴안고 다치지 않게 잡아주고 있었는데 마지막 발작을 하고 탁 숨을 멈추더라. 공기가 딱 멈춘 것처럼 고요해지는 순간 어떤 슬픔보다는 뭔가 희한한 느낌이었다. 어떤 한 생명이 이렇게 사랑을 주고받고 하다가 마지막에 자연스럽게 더 살려고 아등바등하지 않고 훌쩍 떠나는 순간이 굉장히 경이롭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었다. 고맙다 이런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효리는 순심이와 함께했던 영상들을 보며 이상순에게 "순이도 아프고 미미도 가고 순심이도 가고 내 인생에 어떤 황금기가 끝난 느낌이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함께했던 그 애들이 가니까. 그때의 실수투성이, 혼란스럽고 그랬던 나도 마무리된 느낌이다. 애들이랑 같이. 그때 함께 해줬던 미미, 순이, 순심이가 더 애틋하다"고 고백했다.
아주 잠깐이라도 순심이와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 같냐는 질문에 이효리는 "그냥 쓰다듬어주고 싶다.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싶고 다른 개들 없이 단둘이 산책하고 싶다.  그 촉감이 안 잊혀진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순심이 가고 나서 다른 개들한테 훨씬 더 집중하게 됐다. 언젠가 이별할 줄 알았지만 진짜 이별한다는 걸 깨닫게 되니까 이별하는 순간에 후회했던 것을 해주고 싶어졌다. 마지막 까지도 순심이가 이렇게 나를 변화시키고 가는구나, 마지막까지도 나를 철을 들게 하고 가는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효리는 "순심이와 함께한 3647일은 아름다웠다"며 순심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동물농장'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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