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의 ‘디테일’, 잠실구장 조명탑 각도도 체크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5.18 05: 32

 류지현 LG 감독은 선수 시절 별명이 ‘꾀돌이’였다. 유격수로 야구 센스가 뛰어났고 세밀했다. LG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는 처음 트윈스 사령탑에 오른 류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디테일이 돋보이고 있다.
류 감독은 데이터, 멘탈 등 선수들을 다각도로 세심하게 관리한다. LG에서만 27년을 보낸 류지현 감독은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선수들과 면담을 통해 더욱 세밀하게 선수들의 심리,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수비 시프트를 주제로 선수들과 토론을 하면서 투수 개개인별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을 교감했다. 땅볼이 많은 투수는 좌우 이동이 아닌 앞뒤 위치 조정을 하는 시프트를 원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2군으로 내려보내는 선수에게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을 심어줬다. 더불어 선수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했다. 일반적으로 코치를 통해 통보하는 것과는 달랐다.
코칭스태프 회의에는 트레이닝파트 책임자와 데이터 분석팀장을 참석시켜 소통한다. 투수들의 등판 일정에는 트레이닝파트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타순을 짤 때는 타격 코치의 의견과 함께 데이터 분석팀의 자료를 적극 수용한다.
지난 14일 삼성-LG전에서 삼성 우익수 구자욱이 조명에 타구가 사라지면서 놓쳤고, 3루타가 되면서 LG는 결승점을 뽑아 승리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어쩌다 가끔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달랐다. 그는 “(당시 구자욱의 수비 위치) 그 지점이 조명탑 불빛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자리다. 조명에 대한 부분도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시설 관리하는 분들과 함께 체크했다”고 말했다. 잠실구장 조명탑이 외야수들의 시선을 방해하는 위치, 각도를 살핀 것이다.
류지현 감독은 “우리 홈구장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원정 팀보다 우리가 더 많이 겪을 수 있어 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 다행히 우리 팀에게는 그런 상황이 예년에 비해 안 나오고 있다. 중요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행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하고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온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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