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 이사부 통신원] 역시 그는 그냥 평범한 야구 선수는 아니었다. 기행과 선행으로 유명한 LA 다저스의 트레버 바우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바우어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의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앞선 세 차례의 등판에서 연달아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이날만 달랐다.
그런데 그가 더욱 화제가 됐던 것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화상 인터뷰에서였다. 인터뷰 내용은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는 "등판 내내 제구가 잘됐다고 생각한다. 큰 실수도 없었다"며 "시작할 때부터 좋은 느낌을 받아 오늘은 잘 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 지난 16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는 LA 다저스의 트레버 바우어. <LA 다저스 구단 제공 영상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1/05/18/202105180101778488_60a2954aab5c9.jpg)
그가 눈길을 끈 것은 인터뷰를 할 때 입고 나온 셔츠였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훈련복을 입고 있던지 아니면 퇴근 복으로 갈아입고 인터뷰를 한다. 그런데 바우어는 훈련복 가슴 한복판에다 글자를 쓴 큰 종이를 가슴 한 가운데에 붙이고 나왔다. 그 종이에는 이렇게 써있었다. "내 로고가 아니다. 나에게 벌금을 물리지 마라(Not my logo. Don't fine me)"고.
이는 지난 스프링 캠프 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바우어에게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따른 행동이다. 당시 바우어는 자신의 브랜드(Bauer Outage) 로고가 새겨진 언더 셔츠와 벨트를 착용하고 피칭에 나섰다. 상의의 단추를 풀어 그의 로고가 살짝 보였고, 벨트에 새겨진 로고도 노출됐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그에게 공문을 보내 메이저리그 복장 규정 위반이기 때문에 다시 적발되면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메이저리그 복장 규정상 선수는 리그 및 구단 로고,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승인한 브랜드를 제외한 어떤 로고도 노출해선 안 된다.
이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바우어는 "없다"고 잘라 말해 이 행위와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 하지만 바우어는 이 행위로 메이저리그의 경고에 항변을 한 셈이다.
이날도 바우어는 자신의 브랜드 언더 셔츠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 중 노출은 시키지 않았다. 그는 경기 전 훈련을 할 때도 거의 자신의 브랜드 셔츠를 입는다. 이날 인터뷰에 입고 온 셔츠가 그의 브랜드 제품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무래드 그의 브랜드 로고가 보이는 제품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또다시 기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우어는 이번 삼진을 잡을 때마다 100달러 씩 자신이 설립한 'Ks for a Cause'라는 단체에 기부하고 있는데 벌써 77개의 삼진으로 7700달러가 적립됐다. /lsb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