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부진이다. 지난해 38홈런을 때리며 LG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라모스는 KBO리그 2년차인 올 시즌 출발이 안 좋다.
라모스는 17일까지 34경기에서 타율 2할3푼6리 5홈런 12타점, 장타율은 .386으로 낮고 OPS는 .688에 그치고 있다.
장타가 크게 줄어들었다. 라모스의 타격은 정교하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타율은 2할7푼8리로 리그 평균(.273)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장타력이 지난해보다 2할 넘게 폭락(.592→.386)했다. 장타율이 4할대도 안 되는 것은 외국인 거포로서 심각하다.

스프링캠프 기간 훈련 부족을 원인으로 진단한 LG 코칭스태프는 라모스에게 홈 경기에서 특타를 해결책으로 내놨다. 평소보다 일찍 나와 30분 정도 개인 특타를 실시해 배팅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타격 밸런스를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라모스는 특타를 실시한 지난 7~9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매 경기 멀티 히트를 때리며 15타수 7안타를 몰아쳤다. 하지만 11~13일 광주 KIA전에서는 12타수 2안타로 이전으로 돌아갔다.
라모스는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에서 2경기나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부상이 아닌 부진으로 선발에서 제외된 것은 시즌 처음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14일 삼성전에서 라모스를 선발에서 제외하면서 “특타를 하면서 타구 질이 좋아지고 있으나 정상적인 페이스는 아니라고 본다”며 “최근 컨디션을 볼 때 라모스보다 이천웅이 더 좋다고 생각해서 라모스를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14일 경기에서 선발에 빠진 라모스는 경기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15일 경기에서는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LG 유니폼을 입은 후 가장 낮은 타순이었다. 모처럼 홈런 한 방을 때리며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라모스는 17일 경기에서 다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류지현 감독은 “현재 컨디션을 봤을 때는 지금 선발 출전하는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후반 대타로 나왔으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선발 제외가 2군행의 전초 단계일까. 류지현 감독은 타순을 짤 때 타격코치와 데이터분석팀장과 함께 의견을 모은다. 류 감독은 “제일 처음 보는 것이 데이터다. 그런데 감이 안 좋아도 어떤 투수를 만나면 편안함을 느끼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선수의 컨디션을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3경기에서 2차례 선발 제외는 라모스의 현재 타격감과 상대 투수와의 성적 그리고 다른 LG 타자들의 컨디션까지 판단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류 감독은 지난 16일 '라모스의 2군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보낸다, 안 보낸다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특타 훈련을 하고 있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단계다. 컨디션을 더 끌어올리는 쪽에 포커스를 맞춰서 지켜보면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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