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5월 마운드가 불안하다.
KIA는 4월 한 달 동안 선전했다. 12승11패, 승률 5할을 넘겼다. 팀 타율 2할3푼8리 불과했지만 마운드로 버텼다. 정확하게는 불펜이 중심이었다. 선발진 ERA 5.18에 그쳤지만, 불펜진 ERA 1위(3.75)를 앞세워 승리를 지키거나 혹은 역전을 유도했다.
그러나 5월 팀 성적은 3승10패로 뒷걸음했다. 10개 팀 가운데 최하위 승률이다. 타선이 살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선발진(ERA 5.45)이 부진한데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졌다. 불펜진의 5월 ERA는 9.14에 이른다. 최하위이다.

패배의 패턴이 비슷하다. 선발이 잘 던지면 팽팽한 경기를 벌이다 중후반에 불펜이 무너지며 승기를 건네준다. 타선이 추격의 흐름을 만들면 불펜이 난타를 당하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게다가 앞선 경기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내주기도 한다.
불펜진 박준표가 부진과 부상으로 빠졌다. 좌완 이준영도 흔들리고 있다. 장현식도 두 번이나 실점하는 등 주춤하다. 마무리 정해영도 2세이브에 그치며 등판이 뜸하다. 추격조로 나서는 투수들도 실점하고 있다.
급기야 KIA 불펜진은 최근 완전히 새롭게 세팅을 했다. 5년차 언더핸드 박진태를 비롯해 신인 이승재와 장민기가 필승조에 들어가 있다. 모두 자신의 몫을 하고 있지만 강한 불펜이라고 평가하기 힘들다.
더욱이 선발진에서 브룩스와 멩덴의 원투펀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인 선발투수들은 가끔은 7이닝까지 소화하며 불펜에 힘을 덜어주곤 한다.
그러나 멩덴은 이닝당 투구수가 리그에서 5번째로 많다. 땅볼 유도를 못하고, 타자들의 커트에 고전하며 경기당 평균 5⅓이닝 소화에 그치고 이다. 브룩스도 피안타율 3할이 넘고, 피출루율이 높다.
여기에 루키 이의리도 초반 기세를 지키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다. 4선발 임기영은 최근 4경기에서 5~6이닝 정도를 소화하며 힘을 보태고 있지만 그때마다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5선발 투수의 깜짝 호투도 없다.
각 팀들은 이제부터 날씨가 더워지면서 본격적인 순위경쟁에 들어간다. 이 시점에서 마운드가 있어야 추락하지 않고 반등할 수 있다. 5월의 마운드 상황은 선발과 불펜 모두 위험신호를 주고 있다. 과연 맷 윌리엄스 감독이 답을 갖고 있을 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