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터진 홈런, 가슴 팍팍 두드린 힐리 '부활 신호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5.20 05: 34

한 달 만에 터진 홈런. 베이스를 돌고 홈에 들어온 라이온 힐리(29.한화)는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고 가슴을 두 번 팍팍 두드렸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날린 한 방으로 부활을 예고했다. 
힐리는 지난 19일 대전 롯데전에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시즌 2호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며 한화의 12-2 완승을 이끌었다. 4타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 
1회 첫 타석에 투수 앞 땅볼로 힘 없이 물러난 힐리는 3회 1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만회했다. 이어 4회 1사 2,3루에서 롯데 우완 김건욱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월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한가운데 몰린 145km 직구를 걷어 올려 중앙 백스크린을 맞혔다. 비거리 125m 대형 홈런. 

4회말 2사 한화 힐리가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지난달 18일 창원 NC전 시즌 1호 마수걸이 홈런 이후 무려 31일, 20경기 만에 터진 힐리의 시즌 2호 홈런이었다. 그 사이 19경기 연속 무홈런 포함 시즌 타율 2할5푼 1홈런 14타점 7볼넷 30삼진 출루율 .295 장타율 .342 OPS .637로 부진이 깊었던 힐리에겐 답답한 응어리를 풀어낸,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210505 한화 힐리 /youngrae@osen.co.kr
적응기라고 생각했던 힐리의 부진이 예상보다 오래 가자 팀도 속앓이를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힐리가 고전하는 사이드암 투수에 대한 적응력 향상을 위해 직접 사이드암으로 배팅볼을 던졌다. 등에 담 증세로 지난 주초 3경기를 결장한 뒤 복귀했을 때는 타순도 6번으로 내려 부담을 덜어줬다. 
수베로 감독은 "힐리가 외국에서 뛰는 건 처음이다. 팀에서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성적이 높기 때문에 책임감이 크다. 그렇다 보니 큰 압박감을 느낀다. 미국에도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올라가는 과정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새롭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부담도 있다"며 "감독과 코치가 옆에서 아무리 편하게 해줘도 선수 스스로 결과를 내야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종료 후 한화 수베로 감독이 힐리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cej@osen.co.kr
스스로 극복하길 바란 수베로 감독의 간절함이 통했을까. 전날(18일) 롯데전에서 모처럼 2루타로 장타를 친 힐리는 이날 홈런 손맛까지 봤다. 한 달만의 홈런에 힐리도 만감이 교차한 듯했다. 베이스를 돌고 난 뒤 홈에 들어오며 하늘을 잠시 본 뒤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고 가슴을 두 번 강하게 쳤다. 응어리를 풀어낸 이 홈런이 힐리의 부활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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