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을 승리할 경우 바로 다음 날이 결승이라 준비하기 쉽지 않죠." (김정균 담원 기아 감독)
"규정상 4강전 경기 순서가 명시 된 것은 아니다. 주최측이 조정할 수 있다. 큰 문제 없다." (라이엇게임즈)
통산 다섯 번째 MSI 4강을 앞둔 베테랑 김정균 감독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정 변경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더 이상 언급 하지 않은채 말을 아꼈다.

하루가 지나 라이엇게임즈의 공식적인 일정 변경에 대한 입장이 나왔다. PCR 검사로 진행이 가능한 여타 지역과 달리 중국은 반드시 귀국 48시간 이전의 혈청 IgM 항체 결과가 필요한 RNG측의 사정으로 인해 4강 순서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라이엇게임즈 글로벌 e스포츠 운영 디렉터 톰 마텔은 20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2021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id-Season Invitational)의 4강전 일정이 바뀐 점에 대해 설명했다.
톰 마텔은 먼저 "이번 주말에 열리는 MSI 준결승전의 일정 변경과 관련해 추가적인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 과거에는 1번과 4번 시드의 경기를 금요일, 2번과 3번 시드의 경기를 토요일에 배치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2번 시드팀인 RNG가 중국으로 귀국하는 과정에서 따라야하는 코로나19 관련 이동 프로토콜로 인해 일정에 충돌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두 경기의 순서를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4강 일정이 RNG로 인해 달라졌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넉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한 타 지역의 경우, 항공편 탑승 전 PCR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이 나오면 되지만, 중국으로 가는 모든 인원은 반드시 출발 전 48시간 이내에 혈청 IgM 항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RNG는 토요일에 레이캬비크에 위치한 한 진단소를 방문에 채혈을 해야 하며 이는 당일 경기 진행을 어렵게한다. 토요일에 검진하지 않아도 되도록 대체 항공편을 알아봤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극히 제한적이었고 적합한 중국 귀국 항공편이 없었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인해 RNG와 PSG 간의 경기를 금요일, DK와 MAD 간의 경기를 토요일로 조정했다"로 세부적인 현지 상황과 배경까지 설명했다.
이 대답으로 어느 정도 궁금증에 대한 답이 됐지만, 완전하게 의문이 풀린 것은 아니었다. "왜 처음에 이런 설명이 빠져있었을까"라는 생각에 더 파고들었다.
배려나 예의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얻은 해답은 너무나 일방적이었다. 물론 특별대우를 기대한 것은 아니다. 담원 기아가 지난해 월드 챔피언이어서, 이번 MSI 럼블 스테이지 1위 팀이라서 받아야 하는 특별 대우가 아닌 기본적인 정보 없는 일방적 통지여서 더 아쉽다..
톰 마텔의 언급처럼 MSI는 지난 2015년 첫 대회가 시작된 이래 2019년까지 1번 시드와 4번 시드가 4강전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4강 일정이 규정에 명시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일정은 주최측 사정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기본적인 설명을 덧붙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스포츠 시장의 선두주자라면, 전통 인기 스포츠에 비견될 만큼 인기와 시장을 구축한 LOL e스포츠라면 팬들과 관계자들을 모두 납득시킬만한 의사 결정 과정을 수행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 말이다.
라이엇게임즈의 발표 이후 취재에 응한 담원 관계자는 "경기 일정이 달라진 이유에 처음에는 듣지 못했다. 통보를 받았고, 우리측이 이유를 물어보니 그제서야 메일로 답변이 왔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도 대회 변경 이유를 몰라 당황했다"면서 "상황에 따라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처음에 전후 사정을 이야기 해주지 못한 점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씁쓸해 했다. / scrapper@osen.co.kr
[사진] 라이엇게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