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1)이 할머니의 생신에 뜻깊은 승리를 거뒀다.
안우진은 지난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필승조로 활약한 안우진은 올 시즌 다시 선발투수에 도전중이다. 7경기(30⅓이닝) 2승 3패 평균자책점 4.45으로 아직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5월 들어 3경기(15⅔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87로 점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의 주인공은 누가 보더라도 3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박동원이었다. 자연스레 팬들과 미디어의 관심도 박동원에게 쏠렸다.
그렇지만 안우진에게는 이날 승리가 그 어떤 승리보다 값진 승리다. 바로 할머니의 생신에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평범한 경기였다면 승리투수인 안우진도 경기가 끝나고 경기 소감을 전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동원이 워낙 대단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탓에 인터뷰를 할 기회가 없었다.
안우진은 승리 후 하루가 지난 20일 “사실 어제 경기 전부터 꼭 승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어제가 바로 할머니 생신이었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가족들 모두가 할머니 집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승리를 거둔 안우진은 “할머니가 매번 경기를 보시는데 내가 이길 때면 누구보다 기뻐하시고 질면 누구보다 속상해하신다. 어제 경기가 끝나고 할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너무 밝은 목소리로 축하해 주셨다. 생신날 승리를 선물로 드리고 싶었는데 정말 이뤄서 너무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할머니 생일에 축하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쉬워한 안우진은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저도 항상 마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질게요! 손자 경기보시면서 응원많이 해주세요!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타이밍은 조금 늦었어도 사랑 만큼은 듬뿍 담긴 메시지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