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사이영상 출신 투수 CC 사바시아(41)가 분노했다. 불문율 어긴 자팀 타자를 나무란 토니 라루사(77)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에게 "감독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바시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스포츠 캐스터 라이언 루오코와 공동 진행 중인 팟캐스트 'R2C2'에서 불문율 논란으로 '꼰대' 비판을 받고 있는 라루사 감독을 맹비난했다.
화이트삭스 신인 타자 예르민 메르세데스는 지난 1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11점차로 앞선 9회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내야수 윌리안스 아스투딜로를 맞아 스리볼 카운트에 스윙을 돌려 홈런을 쳤다. 큰 점수차 스리볼 타격을 금시하는 메이저리그 불문율을 어겼다. 이에 라루사 감독이 "메르세데스가 큰 실수했다. 상대팀과 야구를 존중해야 한다. 다신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나무라면서 논란이 커졌다.

스포츠맨십을 강조한 라루사 감독은 강한 반발과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라루사 감독에게 꾸지람을 들은 메르세데스는 "앞으로도 내 방식대로 할 것이다"고 말했고, 같은 팀 투수 랜스 린을 비롯해 동료 선수들은 "불문율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보지도 듣지도 말고 계속 네 마음대로 하라"고 응원했다.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 등 다른 팀 선수들도 "아직도 스리볼 타격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니 믿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같은 사령탑 입장인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스리볼 타격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운드에 오른) 야수가 느슨하게 던진다고 해서 타자가 움직이지 않고 바라만 보고 있으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진] 210406 토니 라루사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5/21/202105210124773657_60a68f33aa24b.jpg)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한 통산 251승 3093탈삼진의 사이영상(2009년 AL) 투수 사바시아는 원색적인 욕설까지 섞으며 열을 올렸다. 그는 "라루사 감독이 팀을 감독해선 안 된다"며 "야수가 공 던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 경기를 일찍 끝내는 룰을 만들어 바보 같은 불문율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사바시아가 분노한 포인트는 이튿날 경기. 미네소타 투수 타일러 더피가 7회 초구 패스트볼을 메르세데스 등 뒤로 던졌고, 보복구로 본 심판진이 그에게 퇴장을 명했다. 그런데 경기 후 라루사 감독은 "미네소타가 대처한 방식은 전혀 문제 없다"며 오히려 상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
사바시아는 "시즌 첫 6주 동안 팀을 이끈 신인, 팀에서 가장 중요한 타자의 등 뒤로 공이 왔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정말 바보 같고, 끔찍하다. 라루사는 그 팀의 감독을 하지 말아야 한다. 너무나도 화가 난다"며 분노했다. 메르세데스는 올 시즌 38경기 타율 3할5푼8리 6홈런 OPS .960을 기록, 아메리칸리그 타율 1위에 오르며 신인왕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라루사 감독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스포츠맨십과 야구, 상대에 대한 존중이 우선 순위가 아니라면 더 이상 반대하지 않겠다. 이기기 위해 더 많은 점수가 필요하다면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 하지만 이기기에 충분한 득점을 냈다면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질문을 많이 받다니 놀랍다"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사진] 210515 토니 라루사 감독(왼쪽)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5/21/202105210124773657_60a68f340ad94.jpg)
현역 최고령 감독으로 34번째 시즌을 맞이한 라루사 감독은 월드시리즈 우승 3회, 올해의 감독상 4회를 수상한 레전드로 2014년 100%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했다. 올해 10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 화이트삭스를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26승16패)로 이끌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