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맨’의 통산 100승 도전, 1회부터 비극 ‘6이닝 8실점’ [오!쎈 잠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5.21 20: 31

‘베어스맨’ 유희관의 통산 100승 도전은 1회부터 비극으로 시작됐다. 결말 역시 다르지 않았다.
유희관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4구 12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8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유희관의 통산 100승 도전 경기였다. 두산 소속으로 100승을 따낸 선수는 우완 장호연(1993년)과 좌완 장원준(2016년), 2명 뿐. 그러나 세부적으로 좁힐 경우 두산 유니폼을 입고 100승을 거둔 좌완 투수는 없었다. 장원준은 롯데에서 85승을 거두고 두산으로 이적해 100승을 채웠다. 만약 이날 롯데전에서 유희관이 승리 투수가 된다면 두산에서만 100승을 거둔 최초의 좌완 투수가 되는 셈이었다. 이미 두산 좌완 투수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었지만 더욱 선명해질 수 있는 100승 기록이었다.

1회초 1사 주자 1,2루 롯데 김민수 타석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이 볼넷을 내준 후 아쉬워하고 있다./ rumi@osen.co.kr

올 시즌을 통산 97승으로 시작한 유희관은 초반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일 SSG전에서 5이닝 10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2자책점)으로 시즌 첫 승, 통산 98승을 따낸 뒤 9일 KIA전에서 6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통산 99승을 거머쥐었다. 연승의 기세를 이어가면서 100승을 거둘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1회부터 비극이 시작됐다. 1회 정훈, 손아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1사 1,3루에서 안치홍에게 2타점 3루타를 얻어맞으면서 선제 실점했다. 이후 한동희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한 뒤 나승엽, 김민수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결국 1사 만루에서 지시완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1회에만 5실점했다.
1회 5실점 이후 딕슨 마차도를 병살타로 요리한 유희관, 그리고 4회 1사까지 8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안정을 찾아갔다. 1회 요동치는 흐름을 겨우 잠재웠다.
하지만 4회 1사 후 하위 타선에서 위기를 증폭시켰다. 1사 후 지시완, 마차도, 정훈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1사 만루 위기. 여기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손아섭을 빗맞은 내야 땅볼 타구로 유도했지만 1루수 양석환과 동선이 겹치며 머뭇거렸고 내야안타를 내줬다. 3루 주자의 실점을 막지 못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전준우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4회까지 7실점. 그리고 5회초 선두타자 한동희에게 118km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월 솔로포까지 내줬다. 8실점째.
그리고 두산 벤치는 유희관에게 6회까지 책임지게 했다. 100승 도전은 실패했지만 불펜 소모라도 줄여 보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보였다. 결국 1-8의 상황에서 7회초 공을 김민규에게 넘겼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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