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앤더슨 프랑코가 반전의 투구를 펼쳤다. 일시적인 반등인지, 진화의 징조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레퍼토리를 추가하며 반등 모멘텀을 만들었다. 다만 고질적인 문제까지 확실하게 해결하지는 못했다.
프랑코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98구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3승 째를 수확했다.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프랑코의 반전투였다. 직전 2경기에서 조기 강판을 당했던 프랑코다. 6일 사직 KIA전에서는 4⅓이닝 6실점, 12일 SSG전에서는 4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패스트볼 구속은 150km를 훌쩍 상회했지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제구가 좀처럼 되지 않았다. 체력적인 문제로 경기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난조를 보이는 경기들을 답습했다.

경기 전 래리 서튼 감독은 최근 프랑코의 부진에 대해 “지난 2경기를 복기해보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감각이 떨어져서 패스트볼 승부를 많이 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교정을 위해 슬라이더 그립을 바꿨고 두 차례 불펜 피칭을. 펼쳤다. 그 부분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프랑코의 주무기는 체인지업. 하지만 올해 KBO리그 첫 시즌에서 공인구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체인지업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슬라이더 역시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고전하는 것은 여전했다. 패스트볼 승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등판 이후 8일 동안 프랑코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왔다. 구단 전력분석팀에 따르면 프랑코는 올해 포심(평균 148.5km), 투심(평균 146.9km), 슬라이더(평균 132.1km), 체인지업(평균 132.1km)을 던졌다. 하지만 이날 프랑코의 투구 분석표에는 새로운 구종이 찍혔다. 120~125km대를 형성한 커브 구종이었다. 슬라이더는 그립을 교정했고 커브는 새로운 무기였다.
커브 구사는 7개. 최고 156km의 포심 52개, 체인지업 19개, 슬라이더 17개, 투심 3개 등 기존 구종들과 비교해 유희미한 수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느린 구종으로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 생각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3회 1사까지 첫 7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3회 2사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호세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초구 커브를 던져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은 뒤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4회 1사 후 김재환을 상대로도 초구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 째 124km 커브를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느린 공으로 시선을 흔든 뒤 151km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비록 6회 1실점을 했다. 투구수가 불어나면서 스태미너가 떨어지는 단점을 아직 완벽하게 보완하지 못했다. 경기 전 서튼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인정했다. 서튼 감독은 “지난해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아서 스태미너는 빌드업이 안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열심히 던져주고 있고 5회를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를 만들어가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이닝을 길게 끌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역시 스태미너가 완벽하게 갖춰진 모습은 여전히 아니었다. 그러나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6회를 끝까지 책임지며 경기가 요동치는 것을 막았다. 신무기 장착과 함께 효율적인 투구(스트라이크 67개, 볼 31개)를 펼쳤다. 반등의 모멘텀은 마련했다. 이제 꾸준한 활약이 관건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