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떠나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투수 정인욱(31)이 다시 1군에 올라왔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한화는 21일 대전 KT전을 앞두고 정인욱을 1군 엔트리에 올렸다.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오른쪽 광배근에 타이트함을 느껴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른 가운데 정인욱을 1군 콜업했다.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신분도 전환됐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정인욱이 2군에서 선발 자원으로 빌드업하고 있었다. 최근 등판에서 4이닝 55구를 던졌다. 원래 2군에서 일요일(23일 KT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며 "1군에 합류했으니 일요일에 중간으로 한 번 등판할 수도 있다. 다음주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5/21/202105212054778121_60a7d233cb07f.jpg)
킹험은 병원 검진 결과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인욱이 대체 선발로 기회를 잡았다. 킹험의 등판 순서에 맞춰 로테이션에 들어가면 27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하게 된다.
최근까지 정인욱을 지켜본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1월) 테스트 당시에 구위를 높게 봐서 팀에 합류하게 됐다. 퓨처스에선 투구 예비 동작을 수정해 준비했다. 보직은 셋업맨을 하다 최근 수베로 감독이 경험 있는 선발 자원을 요청해 선발로 준비했다"며 "처음부터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지금까지 준비한 것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면 큰 힘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2차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정인욱은 선동렬 당시 감독이 주목한 유망주였다. 2010년 1군에 데뷔한 뒤 2011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1경기 6승2패 평균자책점 2.25로 활약했다. 그해 삼성의 통합 우승 멤버로 미래를 촉망받았지만 기대만큼 크지 못했다.
2013~2014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기량이 정체됐다. 지난해 1군 5경기 평균자책점 8.44의 성적을 남긴 채 삼성에서 방출됐다. 한겨울 테스트를 통해 한화의 육성선수로 어렵게 커리어를 이어갔다. 연봉은 3000만원에 불과하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선 5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1승2패 평균자책점 9.82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서산에서 열린 단국대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최고 146km, 평균 142km 구속을 찍었고, 킹험의 부상과 맞물려 1군 선발 기회까지 왔다. 정인욱으로선 놓칠 수 없는 큰 기회다.
![[사진]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5/21/202105212054778121_60a7d234dfe9d.png)
정인욱은 "다시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내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결과를 보여드린 뒤 팬들 앞에 당당히 서고 싶다. 어떤 상황이라도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