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한화 1선발이야" 김민우 울컥하게 한 수베로 믿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5.22 10: 24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속으로 울컥했다."
한화의 '토종 에이스' 김민우(26)는 개막전 선발투수로 2021시즌을 시작했다. 시범경기에서 호투한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의 개막전 선발이 유력했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선택은 의외로 김민우였다. 
김민우를 개막전 선발로 결정한 지난달 1일, 수베로 감독은 그를 감독실로 불러 직접 통보했다. 당시 수베로 감독은 "매년 누군가 오고 떠날 수 있는 외국인 투수보다 한국 투수가 개막전 선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김민우가 앞으로 한화의 1선발이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5회초 2사 1, 2루 상황 KT 김민혁을 내야 땅볼로 이끌며 실점없이 이닝을 막아낸 한화 선발 김민우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 dreamer@osen.co.kr

김민우는 "너무 좋았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속으로 울컥했다. 정말 감사했다"며 개막 선발로 낙점된 벅찬 순간을 떠올렸다. 김민우는 "감독님이 기대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아직까지 엄청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나름대로 잘하고 있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승리한 한화 수베로 감독과 승리투수 김민우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개막전 5이닝 2실점을 시작으로 김민우는 시즌 9경기에서 47이닝을 소화하며 5승2패 평균자책점 3.83 탈삼진 42개를 기록 중이다. 9경기 중 8경기에서 5이닝 이상 꾸준히 던지며 선발투수의 몫을 다했다. 특히 최근 2경기 1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팀 내 최다 5승을 거두며 토종 에이스 구실을 하고 있다. 
21일 대전 KT전에도 김민우는 4회 1사까지 퍼펙트로 막으며 5이닝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투구수 92개로 한 이닝 더 갈 수 있었지만 수베로 감독과 대화를 통해 교체를 결정했다. 김민우는 "조금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5회부터 직구 제구가 흔들렸다. 6회 (KT 타선이) 클린업 트리오인데 변화구로만 풀어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불펜이 며칠 쉬었기 때문에 냉정하게 생각해서 교체하는 게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욕심을 부릴 법도 했지만 자신의 구위, 팀의 불펜 상황을 고려해 교체 결정을 받아들였다. 이 역시 토종 에이스로서 책임감이 할 만하다. 김민우 생각대로 전날 우천 취소로 쉰 한화 불펜은 4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한화 선발 김민우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시즌 개막 두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5승째. 2018년, 2020년 기록한 개인 최다승 기록과 같다. 김민우는 "5승을 한 시기가 작년보다 훨씬 빠르다. 야수들이 내가 나오는 날 '민우 승리 챙겨줘야 한다'며 도와주고 있다. 야수들 덕분에 더 열심히, 집중해서 할 수 있다"며 "지난해 (풀타임 선발) 경험이 도움되고 있다. 타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구종을 선택하고 코스에 변화를 주는 부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2회초 KT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한화 선발 김민우가 포수 최재훈을 향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지금 페이스라면 데뷔 첫 10승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김민우는 "두 자릿수 승수를 하면 좋을 것이다. 승리는 많이 하면 할수록 좋다"면서도 "개인적으로 규정이닝을 꼭 넘기고 싶다. 내게 첫 번째는 규정이닝"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개인 최다 132⅔이닝을 던졌으나 관리 차원에서 시즌을 2주 먼저 마무리했던 김민우는 올 시즌 로테이션 이탈 없이 47이닝을 소화하며 규정이닝(39)을 여유있게 충족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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