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역대급’ 혼란을 겪으면서 황당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꼭 봐야할 기괴한 끝내기 경기"라고 소개했다.
LG는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4차전에서 5-6으로 패했다. 어처구니 없는 결말이었다.
8회까지는 2-4로 끌려갔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다. 9회초 SSG 마무리로 나선 서진용을 상대로 문보경이 2루수 쪽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홍창기가 볼넷을 골랐고 이천웅의 동점 투런이 터진 후 김현수의 역전 솔로포까지 이어졌다.
5-4로 경기를 뒤집은 LG는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다. 고우석은 9회말 첫 타자 최정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를 잡았다. 하지만 제이미 로맥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고 대타로 나선 추신수에게 우익수 쪽 안타를 내주면서 긴장감이 커졌다.
고우석은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에 커브를 섞어 던지면서 박성한을 상대했지만,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가 볼이 되면서 밀어내기로 5-5 동점을 허용했다.
고우석의 다음 상대는 이재원. 고우석은 4구째에 이재원을 3루수 쪽 땅볼로 유도했다. 1사 만루 위기였지만 병살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재원의 땅볼 타구를 잡은 3루수 문보경은 3루 베이스를 밟았다. 2루 주자 한유섬은 포스아웃이 됐다. 문보경은 이어 포수 유강남에게 공을 넘겼다. 3루 주자로 홈을 향해 뛰던 추신수를 잡기 위해서였다.
유강남이 공을 받았고, 런다운에 걸린 추신수는 다시 3루로 향했다. 추신수를 몰고 가던 유강남. 3루 베이스에서 추신수와 한유섬이 함께 점유한 것을 본 후 유강남은 한유섬을 태그하러 갔다. 추신수는 태그되지 않은 상황. 유강남은 이미 아웃이 된 한유섬을 다시 쫓았다. 그 틈에 추신수는 다시 홈으로 향했다.
유강남은 그 상황에서 3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유격수 손호영에게 공을 던졌다. 이 때 손호영은 홈으로 던져 추신수를 잡아야 했으나 굳은 채 그냥 있었다. 추신수가 홈을 통과하면서 LG의 역전패로 경기가 끝났다.
1차 잘못은 상황을 착각한 유강남이다. 그러나 최종 실책을 한 선수는 손호영으로 기록됐다. KBO에 따르면 추신수가 홈을 향해 갈 때, 유강남이 손호영에게 공을 넘겼다. 여기에서 손호영은 추신수를 잡기 위해 홈으로 던져야 했다. 추신수를 태그 할 기회는 있었지만, 손호영은 혼란 속에 굳어 있었다. 결국 마지막에 공을 쥔 손호영이 끝내기 실책을 저지른 선수가 된 것이다.
혼란 속에 경기가 끝난 후 추신수는 상대 팀 플레이를 두고 “긴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수들도 평생 해왔던 플레이에서도 실수가 나온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 착오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베이스러닝을 하는 처지에서는 최선을 다해 뛰었다. 이런 장면이 잘 안 나오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knightjis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