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박)세혁이 형이 늦게 퇴근했는지 알 것 같다.”
두산 베어스는 현재 주전 포수가 빠져 있다. 박세혁이 지난 4월 16일, LG 김대유의 공에 안면을 맞는 대형 부상을 당했다. 기존 전력이 매년 줄줄이 이탈하는 상황인데 팀의 주전 포수마저 불의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겼다. 두산으로서는 올해 초반 악재가 첩첩산중으로 쌓인 꼴이다.
그래도 두산은 잘 버텨가고 있다. 박세혁 이탈 이후 15승 13패로 5할 승부를 펼치고 있다. 순위는 많이 내려왔지만 김태형 버티기 이후 6월 승수 쌓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세혁이 돌아올 시점이면 다시 상승 동력을 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현재는 장승현과 최용제가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쓰며 박세혁의 자리를 채우고 있다. 비중은 장승현 쪽으로 쏠려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전 포수는 장승현이라고 봐야 했다. 올해 31경기 타율 2할8푼2리(85타수 24안타) 1홈런 15타점으로 쏠쏠하게 활약해주고 있다. 수비야 인정을 받던 선수. 공격에서도 박세혁의 공백을 어느 정도 채워주고 있다. 그리고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장승현은 주전 포수의 책암감과 부담감을 온 몸으로 체감했다.
지난 22일 잠실 롯데전,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뒤 만난 장승현은 “주전 포수를 맡게 되고 나서부터 몸무게가 6kg이 빠졌다. 신인 이후 80kg대 몸무게에 돌입한 것이 처음인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 달 사이에 강제 감량을 하게 된 것.
주전 포수였던 박세혁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는 장승현이다. 그는 “(박)세혁이 형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렇게 힘든 줄 모르고 맨날 장난만 쳤다. 매번 경기가 끝나고 늦게 집에 들어갔다. 그런데 하다보니 나도 어쩔 수 없이 늦게 퇴근을 하게 되더라. 힘들어서 좀 쉬다가 퇴근을 하게 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 사이 투수들과의 소통적인 면도 더욱 신경 쓰고 있다. 그는 “다음날 선발 투수와도 얘기를 나누고 중간 투수들과오 안좋은 것들을 얘기 나누기도 한다”면서 “감독님께서 우리 팀 투수들을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 팀 투수들이 어떤 구종을 던지고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를 하신다. 우리 투수들을 모르는데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새겨 듣고 준비를 잘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결국 언젠가는 박세혁이 돌아오게 될 경우 장승현은 다시 백업으로 돌아가게 될 수 있다. 그는 “최선을 다해서 뒷받침하려고 한다”면서 한 달 동안 느낀 무게감을 나눠 갖겠다고 했다. 이어 “세혁이 형이 오게 되면 중간 투수들과 얘기도 많이 나누면서 세혁이 형에게도 많은 것을 전달해주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